北, 새 제재 첫반응 ‘고강도 위협’은 없어…신년사 고려했나

北, 새 제재 첫반응 ‘고강도 위협’은 없어…신년사 고려했나

김태이 기자
입력 2017-12-24 16:23
수정 2017-12-2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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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제재 땐 낮은수위 반응후 ‘화성-12’ 발사…예단 어려워

북한이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결의에 대응해 첫 반응을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고강도 위협은 담기지 않았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유엔의 새 제재를 전면 배격한다고 비난하면서 “자위적 핵억제력을 더욱 억척같이 다져나갈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도발을 직접 예고하진 않았다.

일단 이날 성명은 그동안 북한이 유엔 제재에 대응해 내놓은 반응 가운데 형식상 중간 정도의 수위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앞서 이뤄진 안보리 제재에 대해 ‘정부 성명’과 ‘정부 대변인 성명’, ‘외무성 성명’, ‘외무성 대변인 성명’, ‘외무성 대변인 담화’, ‘외무성 보도’ 등 다양한 형식의 반응을 내놨다.

특히 잇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시험발사 이후 지난 8월 안보리 제재 2371호가 채택되자 가장 격이 높은 ‘정부 성명’을 통해 미국을 상대로 ‘천백 배로 결산할 것’, ‘경거망동하면 최후수단도 서슴지 않고 불사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에 비하면 이번 성명에는 안보리 제재에 참여한 나라들을 상대로 “두고두고 단단히 계산할 것”이라는 정도의 위협만 담겼고, 핵억제력 강화 주장도 그동안 계속 되풀이해 온 말과 기조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지난 9월 핵실험 이후 안보리 제재 2375호가 채택된 뒤 내놓았던 ‘외무성 보도’보다는 이번이 좀 더 형식적으로는 높은 수준의 반응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9월 ‘외무성 보도’로 반응을 내놨던 것보다 격은 높아지기는 했지만 내용으로는 기존의 입장을 강조하면서 아주 강하게 반발한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 “(향후 행보도) 내년 신년사나 평창동계올림픽 등을 고려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도 “북한이 안보리 제재에 대해 할 말은 하되 상황 자체를 신중하게 지켜보면서 당분간 호흡 조절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북한의 첫 반응만으로 향후 행보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9월 안보리가 제재결의 2375호를 채택했을 때가 대표적 사례다. 북한은 9월 13일 유엔 제재결의에 대한 반응 중 가장 낮은 수위인 ‘외무성 보도’로 미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을 포함시키지 않은 첫 반응을 내놓았지만 불과 이틀 뒤인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을 일본 상공을 넘어 태평양 해상에 날려 보내는 고강도 도발을 감행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도발은) 기술적 준비나 정세 판단에 따라 하는 것이지 성명의 톤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본다”면서 “다만 이번 유엔 제재에 전략도발의 경우 (유류제한을 강화하는) ‘트리거’ 조항까지 있기 때문에 북한이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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