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치 병폐의 당사자이며 공범인가

우리는 정치 병폐의 당사자이며 공범인가

이은주 기자
이은주 기자
입력 2016-03-11 20:42
수정 2016-03-1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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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뉴스가 아니라 삶이다/스기타 아쓰시/임경택 옮김/사계절출판사/224쪽/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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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정치의 계절이다.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정치는 중요한 사회적인 화두다. 그러나 투표율은 여전히 낮고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과 경멸의 정서가 팽배해 있다. 이 책은 우리 모두가 정치의 당사자이며 현재의 정치가 안고 있는 많은 병폐의 공범이기도 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현재 일본 호세이대학 법학부 교수인 저자는 헌법 개정, 원전 재가동 등의 의제에 대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일본 정부의 독단에 맞서 다양한 단체를 만들어 자신의 정치 이론과 사상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해 왔다.

저자는 이 책에서 결정, 대표, 토론, 권력, 자유, 사회, 한계, 거리라는 총 8개의 키워드로 정치에 관한 상식과 전제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요즘 주권국가의 국민이 민주적인 방식으로 결정한다는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 모두가 만족하는 결정을 내리기란 불가능에 가깝고 결정 과정도 지난한 싸움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과연 강한 리더의 신속한 결정을 바라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대표제가 아무리 잘 기능해도 개인의 입장에서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환경이나 생명, 의료, 정체성의 문제 등 정당의 전통적인 대립 구조 안에서 쟁점이 되기 어려운 문제들이야말로 직접 투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권력의 문제 역시 무조건 비판하거나 옹호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왜 권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권력도 일정 부분 우리가 요구해서 성립된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권력에 대한 저항은 자신에 대한 저항, 자신이 누려 온 생활양식을 바꾸는 일인 셈이다. 그렇지만 사회, 국가, 시장을 분리해 어떤 한 영역을 전면적으로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2016-03-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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