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표절의혹에 문단도 ‘충격’…”작가 잘못”vs”판단 일러”

신경숙 표절의혹에 문단도 ‘충격’…”작가 잘못”vs”판단 일러”

입력 2015-06-17 14:48
수정 2015-06-1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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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의혹에 문단계도 충격에 휩싸였다. 시인 겸 소설가인 이응준은 16일 신씨가 1996년에 발표한 단편 ‘전설’ 중 일부 구절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단에서는 신씨가 표절 의혹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입장과 소설의 한 구절을 두고 표절로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입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문학평론가는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몇 년간 대표작가들의 표절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며 “억울한 점도 있겠지만 표절은 작가들이 우선 조심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어 “처음 등단하는 소설가가 남의 것을 가져다 쓰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작가로서 활동하는 주류들이 표절 의혹에 휘말렸다는 게 문제가 있다”고 했다.

소설가 홍형진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문학계 표절 논란에 대한 일련의 태도에 참담하다는 심정을 밝혔다.

그는 “1999~2000년 신경숙의 표절 논란이 불거졌지만 그리 멀지 않아 신씨는 신춘문예와 이상문학상 심사위원을 맡았다”며 “이는 (표절을) 그냥 없는 일 취급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시가 아닌 소설의 한 구절이 비슷한 것을 문제 삼아 표절이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도 있었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다른 문학평론가는 “작가들은 다른 작품들도 많이 읽는 사람들”이라며 “다른 책의 어떤 구절을 그대로 옮겨적을 때 표절이라고 한다. 하지만 다른 작가의 글을 착상해 그것을 발전시키면 작품을 풍부하게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가들이 글을 쓰다 예전에 읽은 구절이 무의식적으로 반영될 수도 있다”며 “좀 그런 경향이 있다는 건데 책을 대놓고 베낀 것처럼 보도되니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 출판계 관계자도 “예전부터 신경숙 작가의 표절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은 많았으나 사소한 문제여서 넘어갔다”며 “작은 구절의 유사성을 가지고 표절이라고 하면 아예 남의 책을 안 읽는 사람들이 글을 써야 한다”고 했다.

누리꾼들도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신경숙 작가의 표절 소식에 어수선한 표정이다. 그러나 누리꾼 대부분은 신씨의 표절 의혹을 사실이라고 받아들이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아이디 ‘SDp****’를 사용하는 한 누리꾼은 “신경숙 책을 다 읽어봤는데 아무리 봐도 표절”이라며 “배신감을 주체할 수 없다”고 했다. 아이디가 ‘you****’인 누리꾼도 “다른 작가도 아니고 일본 우익 작가의 글을 베꼈다니 참 부끄럽다”는 글을 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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