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北 구체적 행동 압박
미 백악관이 23일(현지시간)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 전까지 ‘보상’은 없다고 강조했다. 미 조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북한의 핵실험 중단 선언에 대한 비관론이나 경계론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선언으로 그치지 않도록 구체적인 ‘행동’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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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했다’고 한 것에 관련해 ‘구체적으로 북한이 어디서 합의했느냐’고 묻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했다’고 한 발언을 참조하라”고 에둘렀다. 계속되는 질문에 샌더스 대변인은 “구체적인 (비핵화 프로그램) 사항들이 어떤 식으로 될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남겨 두겠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 폐기를 주장하는 상황을 거론하며 북한이 미국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하자 “대통령은 처음부터(오바마 행정부 때 이란 핵 협상 체결 당시) 나쁜 협상이라고 말해 왔다”면서 “그가 직접 서명하고 합의한 협상에 대해 나쁜 협상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백악관이 ‘신중론’과 ‘대북 압박’ 등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했다’며 혼선을 일으킨 상황을 정리하는 한편 북한에 더욱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미 조야와 현지언론들은 지난 20일 북한의 선언에 ‘핵 폐기’가 포함되지 않았다며, 북한이 과거처럼 또 시간 벌기에 나섰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면서 “백악관이 이를 서둘러 진화하고, 북·미 정상회담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북한의 비핵화 행동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존 설리번 국무부 장관대행도 이날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의에서 대북 경제·외교적 압박을 지속하겠다고 말하면서 “이를 위해 국제사회의 공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무부 고위 관계자도 “과거 미국이 시도했다가 실패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점진적, 단계적 접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한편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쁘라잇 왕수완 태국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들이 유익할 것이라는 ‘낙관론’에 많은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매티스 장관은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8-04-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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