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튀는 북핵 외교전
미국 뉴욕에서 19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일주일 동안 열리는 유엔총회의 주요 의제는 ‘북핵’이 될 전망이다. 더욱 강력한 대북 제재를 요구하는 한국·미국·일본에 맞서 중국·러시아가 북·미 대화를 주장하며 ‘불꽃’ 튀는 외교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오는 22일 유엔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발언이 관심 대상이다.북한이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이번 총회에서 북·미 접촉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유엔 외교가는 보고 있다. 다만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오는 21일 ‘안보리 장관급 회의’ 참석을 위해 유엔 본부를 찾을 예정이어서, 북·미 외교수장의 자연스러운 조우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런 만남이 의미 있는 대화가 되기는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수장들이 17일 방송에 총출동해 북한에 대한 압박 메시지를 잇따라 내놨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에 출연해 “누구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미국은 책임감 있게 모든 외교적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외교 옵션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결국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이 대북 이슈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무모한 행동을 이어 간다면 어쨌든 미국은 스스로와 동맹국을 방어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북한은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보좌관은 17일 ABC방송 ‘디스 위크’, 폭스뉴스 선데이 등에 잇따라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정권이 미국과 우리 시민을 핵무기로 위협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은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제재와 외교에서, 필요하다면 군사옵션을 준비하는 것에서, 정말 대단히 시급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도 이날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 실패한다면 단 하나 남은 것은 군사옵션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7-09-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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