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강렬한 불만을 표시하는 것은 사드 배치가 한·미·일 동맹 강화를 통해 중국을 포위하기 위한 포석으로 향후 중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사드 배치는 강대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억제와 봉쇄의 일환이며, 이에 동참하는 한국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 주고 싶은 것이다.
중국의 고대 역사서인 ‘춘추좌전’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반이불토(叛而不討) 하이시위(何以示威), 복이불유(服而不柔) 何以示懷(하이시회), 비위비회(非威非懷) 하이시덕(何以示德), 무덕(無德) 하이주맹(何以主盟).’ “배반하는 데 토벌하지 않는다면 위엄을 보일 수 없으며, 순종하는 데 편안하게 해 주지 않는다면 보살핌을 보여 줄 수 없다. 위엄과 보살핌이 없으면 덕을 보여 줄 수 없으며, 덕이 없으면 맹주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에 비추어 보면 중국은 치졸한 방법을 동원한 이번 보복에 대해 덕이 있는 맹주를 추구하는 입장에서 배반하려는 자를 비교적 가볍게 벌함으로써 위엄의 일단을 보여 주는 지극히 정당한 행위의 시작일 뿐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과 행위는 중국의 국제사회 리더 국가 부상의 꿈을 무너뜨릴 수 있는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은 시진핑 정권 등장 이후 강대국을 향한 행보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또한 친밀하고(親) 성실하며(誠) 호혜적이고(惠) 포용적인(容) 외교 이념의 실천이 중국의 주변국 외교 방침임을 천명했다. 이 같은 중국의 외교정책 방향에는 진정한 국제사회의 리더가 되기 위한 지혜로운 전략적 의도가 담겨 있다. 주변국들을 중국의 옹호 국가로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 입장에서도 중국이 우리의 안보와 부강에 도움이 되는 동반자적 선린 우호 관계의 강대국이 되겠다는 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런 이유로 한국은 그동안 중국의 각종 정책에 호응해 왔다. 반면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로 아태 지역의 안보불안을 야기함으로써 평화롭고 안정적인 주변 환경 수호라는 중국의 주변 외교 방침에 역행하는 행태를 보여 왔다.
이런 상황을 ‘춘추좌전’의 문구에 비추어 보면 중국은 자국의 주변국 외교 방침을 배반하는 북한을 토벌하는 위엄을 보여 주지 못해 덕을 잃었고, 또한 이에 순응해 왔던 한국을 북한의 치명적?안보적 위협으로부터 편안하게 감싸 주지 못함으로써 덕을 잃어 결국은 맹주가 될 자격을 잃어 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유구한 역사와 수준 높은 문화, 지혜를 갖춘 나라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함께 본격적인 강대국 도약을 눈앞에 둔 이 시점에 또 한번 사고의 전환을 통해 주변국의 지지를 획득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보유가 종착점에 이르고 있는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으며, 동반자적 선린 우호 관계의 강대국이 되겠다는 중국의 주변국 외교 방침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
하도형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그러나 이러한 인식과 행위는 중국의 국제사회 리더 국가 부상의 꿈을 무너뜨릴 수 있는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은 시진핑 정권 등장 이후 강대국을 향한 행보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또한 친밀하고(親) 성실하며(誠) 호혜적이고(惠) 포용적인(容) 외교 이념의 실천이 중국의 주변국 외교 방침임을 천명했다. 이 같은 중국의 외교정책 방향에는 진정한 국제사회의 리더가 되기 위한 지혜로운 전략적 의도가 담겨 있다. 주변국들을 중국의 옹호 국가로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 입장에서도 중국이 우리의 안보와 부강에 도움이 되는 동반자적 선린 우호 관계의 강대국이 되겠다는 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런 이유로 한국은 그동안 중국의 각종 정책에 호응해 왔다. 반면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로 아태 지역의 안보불안을 야기함으로써 평화롭고 안정적인 주변 환경 수호라는 중국의 주변 외교 방침에 역행하는 행태를 보여 왔다.
이런 상황을 ‘춘추좌전’의 문구에 비추어 보면 중국은 자국의 주변국 외교 방침을 배반하는 북한을 토벌하는 위엄을 보여 주지 못해 덕을 잃었고, 또한 이에 순응해 왔던 한국을 북한의 치명적?안보적 위협으로부터 편안하게 감싸 주지 못함으로써 덕을 잃어 결국은 맹주가 될 자격을 잃어 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유구한 역사와 수준 높은 문화, 지혜를 갖춘 나라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함께 본격적인 강대국 도약을 눈앞에 둔 이 시점에 또 한번 사고의 전환을 통해 주변국의 지지를 획득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보유가 종착점에 이르고 있는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으며, 동반자적 선린 우호 관계의 강대국이 되겠다는 중국의 주변국 외교 방침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
2017-04-1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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