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성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번 파리클럽 가입은 우리나라 경제의 대외 위상뿐만 아니라 대외채권의 증가와 적극적인 경제개발 협력 등 채권국으로서의 위상 확보에 따른 한국경제의 성과라 할 수 있다.
2015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대외채권 규모는 약 7200억 달러, 저개발국 대상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잔액은 5조 300억원에 이른다. 지역적으로는 아시아(67.3%)와 아프리카(21.3%)에 집중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다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저소득국이나 신흥국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이며 광범위한 경제협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국제금융시장에서의 협상력 제고가 절실한 상황이다. 일부 자원부국이나 고성장국가 간 경제협력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에 대비하여 공적원조를 통한 금융협력의 성과를 극대화하고 실질적인 협상과정에 참여하는 데 있어서 파리클럽은 주요한 채널이 될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다자간개발은행(MDB) 등 국제금융기구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어 국제금융기관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파리클럽 회원국으로서의 지위 확보는 국제금융시장을 통해 진행되는 금융경쟁과 경제협력 과정에서 주요 채권자로서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 나감으로써 시장의 핵심정보와 주요국 간 이해관계 파악, 신흥국에 대한 금융정책 결정 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대외 경제협력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의 대외기반과 채권국으로서의 국제금융시장 내 위상을 격상시켜 나가기 위한 후속 노력은 계속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외경제 협력의 경제성장 기여도를 높일 수 있도록 대외협력기금의 전략적 운용과 운용규모의 점진적 확충, 지역별 또는 국가별 경제협력의 지속적인 점검과 보완을 통해 장기 수출기반의 확대로 이어 나가야 할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을 비롯한 신흥 채권국의 참여 확대에도 대비하여 국제금융시장 질서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관련 협상역량을 확보함으로써 국제금융협력에 있어서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6-06-24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