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제 물류시장 진출, 지금이 골든타임/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기고] 국제 물류시장 진출, 지금이 골든타임/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입력 2016-02-15 22:54
수정 2016-02-15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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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인 요즘 ‘국가 경제의 혈관’으로 불리는 물류산업은 무역의 선봉으로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국제 물류시장 규모는 2004년 2조 3300억 달러에서 2013년 3조 3000억 달러로 성장했다. 최근 우리 경제지표는 4년 만에 무역 규모 1조 달러가 좌절되고 잠재성장률이 올해 이후 2%대로 내려앉는다는 우울한 전망마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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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지금은 우리 물류기업이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 물류시장에 뛰어들어 DHL, UPS 등 세계 물류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할 시점이다.

때마침 우리 물류기업에 좋은 계기가 마련됐다. 지난해 12월 발효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중국이란 거대 시장을 우리 내수시장의 연장선으로 만들 호재다. 관세 철폐와 투자 규제 완화는 무역 활성화 및 물류시장 확대와 긴밀히 연계돼 있다. 유럽연합(EU), 뉴질랜드, 베트남과의 FTA도 마찬가지다.

물류기업은 ‘콜드체인’(신선식품 등 냉장·냉동 상태 운송시장)과 같은 특수물류시장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 신선식품 시장 규모는 2014년 3조 7400억 위안(약 668조원)에서 2016년 4조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신선식품 시장 성장은 콜드체인 물류시장 성장을 견인한다. 이런 시장 전망과 한·중 FTA 발효에 힘입어 CJ대한통운은 중국 최대 콜드체인 물류기업 ‘룽칭물류’를 인수했다. 룽칭은 중국 주요 거점에 냉장·냉동 창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룽칭이 가진 콜드체인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됐다.

우리 기업이 글로벌 물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해외로 나가야 한다. 정부는 물류기업의 해외 진출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해 해외 물류시설 개발·운영, 해외기업 인수합병 등 해외 진출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지원하고 있다. 화물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 주고자 화주·물류기업의 동반 해외 진출 컨설팅도 벌인다.

나아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물류기업이 해외 진출할 때 정책금융의 자금대출 및 지분투자 등 물류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제조업 분야와 동등하게 이뤄지도록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다. 해당 국가와의 해운·물류 협력도 내실 있게 추진해 우리 기업이 겪는 애로를 해소할 것이다.

기업의 노력도 필요하다. 글로벌 가치사슬의 빠른 확산으로 물류와 제조는 ‘실과 바늘’의 관계가 됐다. 이제는 제조 따로, 물류 따로가 아니라 화주·물류기업이 공동으로 유망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동반 진출하는 방안에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해외 현지 물류·유통망 확보가 쉽지 않은 중소기업과 물류기업이 협업한다면 해외 진출의 위험을 줄이고 사업성을 높여 서로 큰 힘이 될 것이다.

물류기업의 철저한 현지화도 요구된다. 당장의 어려움을 감수하더라도 현지에서의 꾸준한 마케팅과 네트워크 구축으로 현지기업·소비자를 주 고객으로 포섭해야 한다. 유통업계 오리온 초코파이가 철저한 현지화로 베트남 진출 성공 신화를 이룬 것처럼 우리 물류업계에도 유사 사례가 창출돼야 한다. 물류기업이 한·중 FTA 발효 등으로 조성된 글로벌화의 골든타임을 지렛대 삼아 세계 시장에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2016-02-1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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