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주몽골대사
지난 4월 몽골에 부임한 이래 만난 많은 몽골인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한국이 몽골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었는데 적다는 것이 그것이다. 왜 그같이 이야기하는지 자문을 해본다.
아마도 몽골인들이 우리를 아주 특별한 나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몽골에서 코리아라고 하면 잘 모른다. 한국은 무지개의 나라라는 뜻인 ‘솔롱고스’로 불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몽골어 표기대로 불리는 나라는 별로 없다. 그만큼 우리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몽골인들의 이야기를 다른 각도에서 보고자 한다. 몽골은 우리의 중점 개발원조사업(ODA) 협력대상국이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꾸준하게 원조사업을 시행해 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에 따르면 2014년까지 정부의 몽골에 대한 유·무상 원조 누계액은 2억 8000만 달러로 전체 수원국 중 10위에 해당될 정도다.
우리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개발협력 비정부기구(NGO)들의 숫자도 증가하고 사업 규모도 확장되고 있다. 몽골에도 약 20개의 개발협력 NGO가 다양한 지원 사업을 시행해 오고 있다. 이외에도 학교, 병원 및 종교단체 등 민간분야에서 다양한 나눔 활동을 하고 있다는 기사도 언론에는 계속해서 게재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우리의 지원 사업과 나눔 활동이 제대로 몽골 사회에 전달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몽골인들은 우리의 도움이 기대했던 것보다는 적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원인이 규명되었으면 답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또 우리의 국가 이미지가 더욱 제고되도록 지원 내용이 정확하게 전달되면 된다. 이를 위해 정부, 공공기관 및 개발협력 NGO의 지원 사업을 백서로 발간할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에서 지원 내용이 자연스레 점검됨으로써 향후 지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민간분야의 원조와 나눔 활동은 우리의 주요한 외교 수단이고 자산이다. 우리 청년이 세계무대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나 혹은 우리 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데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부와 민간분야의 원조사업과 나눔 활동이 체계적으로 종합화되는 시스템이 조속히 개발되어야 하는 까닭이다.
몽골에 ‘말은 타 봐야 명마인지 알 수 있고 사람은 사귀어 봐야 좋은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속담이 있다. 한국과 몽골은 1990년 수교 이후 서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다져왔다. 이를 디딤돌로 삼아 다가오는 25년을 양국관계의 한 차원 높은 발전을 위한 좋은 기회로 삼고자 한다. 정부와 민간분야의 나눔 활동이 소중한 자산으로서 유용한 역할을 할 것이다. ‘솔롱고스’라는 한국의 이미지가 몽골에 더욱 확산되길 기대한다.
2015-09-1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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