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중 세종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컴퓨터공학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기존의 단순한 컴퓨터 활용 교육에서 보다 근원적인 SW 개발 교육으로 옮아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국가 교육과정 개정이 너무 성급하게 추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SW 교육 담당자는 원활하게 수급되는 것인지, SW 교육이 대입과 연계되며 학생들에게 또 다른 부담만 안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든다.
코딩 교육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코드닷오알지(code.org)’가 제작한 ‘대부분의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것’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은 이런 고민에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빌 게이츠를 비롯해 페이스북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 트위터를 만든 잭 도시 등은 이 영상에서 나의 코딩의 시작이 얼마나 단순했는지, 동시에 얼마나 재미있는 경험이었는지를 말한다.
컴퓨터 언어로 명령을 내려 ‘안녕’이라고 말하고, 모니터 위에 빨간색 세모를 그리는 소프트웨어를 프로그래밍하는 것, 이렇게 단순한 코딩이 그들의 출발이었다. 결국 코딩은 외국어와 마찬가지로 컴퓨터 언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자 문제 해결 기술이다. 때문에 코딩을 비롯한 컴퓨터 과학을 배운다는 것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휴머니티와도 연결된다고 그들은 말한다.
스티브 잡스는 “우리는 모두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워야 한다. 왜냐하면 프로그래밍은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SW 교육이 21세기를 살아갈 청소년들의 창의력과 논리적 사고를 계발해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때문에 SW 교육은 기술 자체를 주입하는 지루한 교육이 아닌 이 기술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잠재력을 경험하게 하는 흥미로운 교육이 돼야 한다.
나아가 다양한 정보를 다루는 만큼 데이터 처리와 보안에 대한 윤리교육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모든 고려사항이 교과 과정에 반영돼 학생들에게 동기 부여할 수 있는 SW 교육이 될 수 있도록 신중하고 차분한 접근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2014-10-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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