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 확진자 49명, 감염속도 심상치 않다

[사설] 수도권 확진자 49명, 감염속도 심상치 않다

입력 2020-06-03 22:42
수정 2020-06-04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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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이 최근 코로나19로부터 상당히 취약해진 모습이다. 신규 확진이 다시 큰 증가를 나타낸 가운데 어제 0시 기준 추가된 49건 중 48건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생활방역 전환 기준이 일일 50명 미만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는 상당한 위기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도 늘었다. 예정대로 어제 초중고 3차 등교수업이 이뤄졌으나 등교수업을 중단하거나 연기한 학교의 99%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경기 부천 251곳,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가 각각 153곳과 89곳, 서울은 27개 학교가 문을 열지 못했다. 방역 당국은 “추적의 속도보다 감염의 속도가 더 빠르다”고 우려하며 “수도권 지역에 대해서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엄중한 대처를 할 필요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과 일이 몰리고 이동성이 높은 수도권에서의 감염확산은 코로나19가 전국적 확산으로 이어질 위험성을 안고 있다. 정부는 다음 주말까지를 수도권의 유행이 전국으로 확산될지 확인하게 되는 고비로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페이스북에 “한숨 돌리나 했더니 아니었다”고 토로한 것 역시 이런 맥락에서다. 이에 정부는 우선 수도권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등장한 학원발 감염 확산 방지에 주력하기로 했다. 휴원을 강제할 조항이 없는 학원법을 시급히 개정해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학원을 제재하기로 했다. 방역수칙을 위반했을 때 과태료를 부과하고, 영업정지 등도 고려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천막학교를 운영했다”며 등교개학의 의지를 보였지만, 감염의 속도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역 당국은 ‘소모임’조차 조심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수도권 교회에서도 주로 소모임에서 감염이 많이 나왔다. 무증상 감염자나 경증 감염자들에게 언제 감염됐는지도 모른 채 감염되고, 소모임을 하면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방역이 경제와 생활의 근본이다. 오는 14일까지 “모임은 연기하거나 비대면으로” 하고 “대면 모임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방역의 기본을 다시 챙기며 “내가 무증상 감염자일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강화해야 한다.

2020-06-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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