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태양광 접는 OCI, 中기업에 안방 내줄 건가

[사설] 태양광 접는 OCI, 中기업에 안방 내줄 건가

입력 2020-02-12 22:42
수정 2020-02-13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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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패널의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OCI가 그제 국내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OCI는 국내 1위, 세계 2위의 폴리실리콘 생산 기업이다. 하지만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의 물량 공세로 제품단가가 급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제품을 생산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한다. 같은 이유로 한화솔루션도 폴리실리콘 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생산을 멈추면 태양광 패널의 기초 소재를 전량 해외서 수입해야 한다.

이는 폴리실리콘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태양광 업체 수는 102개로 1년 전보다 16개 줄었다. 업체 수가 줄면서 매출과 고용도 쪼그라들었다. 태양광 업체의 매출은 2016년 7조 1246억원에서 2018년 6조 4597억원으로, 고용 인원은 같은 기간 8360명에서 7732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신재생에너지산업 분야에서 태양광 비중(매출 64.8%, 고용 55.7%)을 감안하면 산업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재생에너지산업 투자도 2014년부터 꾸준히 8000억원대를 유지하다 2018년에는 1421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정부가 공언한 대로 신재생에너지산업 강화가 진행되는지 의구심마저 든다.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붙인 현 정부가 정작 산업 기반을 다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태양광 시설 확충이라는 눈에 보이는 성과에 집착하다 정작 산업 생태계 조성이라는 큰 그림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에 대한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를 통해서도 입증됐듯, 주요 산업에서 자체 부품조달 기반이 형성되지 않으면 예기치 않게 위기를 맞는다. 특히 미래의 에너지라는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는 더더욱 그렇다. 가격 경쟁에서 밀린다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초격차 전략처럼 기술력이나 제품의 질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산업 생태계 전반을 점검하고 육성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

2020-02-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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