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 와중에 정치권의 총선놀음, 볼썽사납다

[사설] 이 와중에 정치권의 총선놀음, 볼썽사납다

입력 2020-02-02 22:18
수정 2020-02-03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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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안철수 전 의원이 어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당 창당의 의미 등을 설명했다. 간담회에는 안철수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비슷한 시간 국회에서는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등 4명의 더불어민주당 입당식이 열렸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은 현역 물갈이 폭, 거물들의 험지 출마 등을 놓고 연일 시끌시끌하다.

정치권 뉴스들만 보면 과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국가가 맞는지 의아할 정도다. 모든 국민들이 ‘나와 가족, 친지들이 감염되지는 않을까’, ‘도대체 어느 선까지 확진자가 늘어날까’, ‘이러다가 퇴직금으로 차린 가게마저 공중분해되는 것 아닐까’ 하는 극도의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정치인들은 이런 와중에도 ‘총선놀음’에 빠져 있다니 그 ‘오불관언’식 이기심이 놀라울 따름이다.

민주당 예비후보 적격 심사에서 잇따라 보류 판정을 받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그제 이해찬 대표에게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 서한을 보내 자신이 꼭 출마해야 한다며 빨리 최종 결정을 내려 달라고 요구했다. 그가 출마하고자 하는 전북 군산은 ‘신종 코로나’ 8번째 확진자가 대형마트를 이용해 현재 초비상 상태다.

사실상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과 다름없는 국민들은 오로지 총선에만 여념없는 정치권에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오죽하면 예비후보들의 전화를 외면하고, 문자메시지를 받는 즉시 삭제하겠는가. 거리에서 유권자들 손을 잡거나 얼굴을 마주한 채 지지를 부탁하는 것 자체가 지금은 민폐다.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총선이 제대로 치러질지도 의문이다. 정치권은 일단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총선 활동을 자제하고, 원포인트 국회라도 열어 검역법 등을 우선 처리해야만 한다. 국민들이 참여하지 않는 총선이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2020-02-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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