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급 상황 아닌데 시위대에 실탄 발포한 홍콩 경찰

[사설] 위급 상황 아닌데 시위대에 실탄 발포한 홍콩 경찰

입력 2019-11-11 20:48
수정 2019-11-12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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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6개월째 계속되는 가운데 홍콩 경찰이 시위자의 가슴에 실탄을 발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홍콩 시위 중 경찰의 실탄 발사가 처음은 아니지만, 소셜미디어로 생중계된 영상에서 시위자가 흉기를 휘두르거나 경찰이 위급한 상황이 아닌데도 발포한 탓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교통경찰이 도로에서 시위자를 검거하면서 몸싸움을 벌이다 다른 시위자가 다가오자 그의 가슴에 실탄을 발사했다. 경찰은 총에 맞아 도로에 쓰러진 시위자를 제압하면서 다가오는 또 다른 시위자를 향해서도 실탄 2발을 더 발사했다. 이들 가운데 1명이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홍콩 사태는 이미 인명 피해를 보았다. 홍콩과기대 학생이 시위 현장에서 최루탄을 피하려다 주차장 건물 3층에서 2층으로 떨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친 뒤 두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숨졌다.

홍콩 경찰의 시위 진압은 계속 강경해지고 있다. 경찰이 지하철 차량 내부까지 들어가 시위대와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구타하며 체포하거나, 쇼핑몰에 전격 진입해 대규모 검거 작전을 펼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한 경찰 간부가 경찰들에게 “어떠한 무력을 사용해도 좋다”고 발언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홍콩 언론들은 강경 진압이 폭력 시위를 유도해 오는 24일의 구의원 선거를 연기하려 한다는 ‘음모설’도 제기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무력 진압의 강경 분위기가 지난달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에서 결정된 대홍콩 강경 정책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4중전회에서는 “홍콩과 마카오 특별행정구의 국가 안보를 수호하는 법률 제도를 완비하겠다”고 결정했고, ‘전면적 통제권’ 행사를 천명했다. 세계는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를 어떻게 다루느냐를 계속 지켜보고 있다. 홍콩을 통해 ‘중국식 민주주의’가 과연 보편성을 지녔는지를 판단할 것이다.

2019-11-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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