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류독감 더 확산되기 전에 선제적 대응을

[사설] 조류독감 더 확산되기 전에 선제적 대응을

입력 2016-11-21 22:14
수정 2016-11-2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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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불청객인 조류인플루엔자(AI)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지난 16일 충북 음성군의 오리농장과 전남 해남군의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AI가 서해안과 중부 내륙지방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경기도 양주·포천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돼 수도권도 안심할 수 없다. 지난달 28일 충남 천안 풍세면 하천 주변의 야생 조류 배설물에서 검출된 만큼 철새의 이동 경로에 따라 광범위하게 퍼질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H5N6형 AI는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고병원성이다. 기존에 국내에서 나타난 H5N1형보다 인체 감염 위험은 낮지만 중국에서는 2014년 이후 15명이 감염돼 6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다른 국가에서는 사망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방역 당국은 결코 긴장을 늦출 수 없다.

AI가 서해안에서 확산되는 이유는 전남 순천만·영암호, 충남 천수만, 충북 미호천 등 철새 도래지가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AI 감염에 취약한 오리 농가의 경우 충남북, 전남북에 전체의 90%가 집중 분포돼 있다. 인위적으로 대처하기엔 역부족이다. 철새를 막을 수 없듯 AI의 유입도 차단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농가의 피해는 벌써 하루가 다르게 불어나고 있다. 충북에서는 어제 당시 의심 농가 주변 500m 이내 닭과 오리 31만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전남도 그제까지 오리 3만 3200마리를 땅에 묻었다. 정성을 다해 기른 닭과 오리를 산 채로 묻어야 하는 농장 주인의 마음은 안타깝지만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다.

AI는 사실상 해마다 발생하는 탓에 겨울철 재해다. 철새가 옮기는 탓에 완벽한 AI 예방은 불가능하다. 더욱이 AI는 바이러스 유형이 144개로 구제역 7개보다 휠씬 많을뿐더러 백신 가격도 비싸 접종도 어렵다. 실질적인 대책인 선제적 방역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둘 수밖에 없다. 특히 가금류 사육 농가의 선제적 방역이 요구된다. 외부인의 출입을 규제하고, 축사 안팎을 철저하게 소독해야 한다. 방역수칙 준수는 귀찮고 힘들더라도 예방의 첫 단계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방역 당국 역시 거점 소독시설 설치, 가금류 관련 종사자·차량에 대한 한시적 이동제한 등 지금껏 쌓아 온 AI 대응 노하우를 총동원해 방역 관리에 전념해야 함은 물론이다. 빈틈없는 초동 방역만이 피해 규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2016-11-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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