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진해운發 물류대란 막는 데 총력 기울여야

[사설] 한진해운發 물류대란 막는 데 총력 기울여야

입력 2016-09-04 23:10
수정 2016-09-05 00:1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후 물류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한진해운의 선박 60여척이 중국, 미국 등 13개국 28개 항만에서 입출항 금지 등을 당해 비정상 운항 중이다. 항만에선 화물 하역작업이 마비상태다. 정부가 부랴부랴 비상대책을 내놓았지만, 약발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가능성은 지난해부터 제기됐다. 하지만 한진해운은 물론 정부와 채권단 모두 법정관리 후폭풍에 대한 사전 대비에 소홀했다. 해운업계에선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거쳐 청산되면 회사 매출 소멸과 환적화물 감소, 운임 폭등으로 인해 매년 17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또 전 세계에서 120만개 컨테이너 운송이 멈춰 물류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정부는 “너무 극단적이다. 피해규모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대수롭지 않게 봤다. 법정관리 결정이 해운업계 성수기에 이뤄져 물류대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3분기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 소비가 몰리는 4분기를 앞두고 있어 화물 운송량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자초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보다 진전된 자구책을 내놓아 채권단을 설득했어야 했다. 이런 점에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지원을 더이상 하지 않겠다는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선택은 불가피했다. 다만 그로 인한 후폭풍에 대비하지 못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정부는 어제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주재로 열린 긴급점검회의에서 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한진해운의 주력 노선에 현대상선의 선박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전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또 화물이 제대로 하역될 수 있도록 상대국 정부 등과 협의키로 했다. 수출입업체나 한진해운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 방안도 포함됐다.

모두 시급하게 시행돼야 할 방안들이다. 하지만 법정관리 신청 전 모두 세워 놓았어야 했다. 배가 압류되고 하역이 거부되기 전 선제적으로 조치했으면 지금과 같은 혼란은 없을 것이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정부는 채권단을 중심으로 하역작업 재개를 위한 자금 지원까지 검토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더이상의 지금 지원은 없다’는 한진해운 구조조정 원칙을 정부 스스로 깨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한진해운 사태는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은 물론 향후 부실 대기업 정리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원칙을 지키면서 물류대란도 막아야 한다. 어렵지만 정부가 꼭 해내야 할 책무다.
2016-09-05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 or 31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내수 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일부 반발이 제기됐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많은 기혼 여성들의 명절 가사 노동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내수진작을 위한 임시공휴일은 27일보타 31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과 31일 여러분의…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31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