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어제 해외에서 자위대가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베 총리가 참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일본의 비정부기구(NGO)가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인도적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해 각의(국무회의) 결정에 포함된 ‘긴급 경호’ 등을 통해 (해외에서) 위험에 처한 NGO를 구출하기 위해 무기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일본인 인질 살해 사태가 일본 열도를 강타하면서 아베 총리의 평소 신념인 ‘자위대 역할 강화’를 실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본의 현행법에 따르면 해외에 나간 자위대원은 동행한 일본인이 공격을 받았을 경우에만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이어 “지리적으로 멀기 때문에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맞지 않다거나 가깝기 때문에 맞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위대 활동에 지리적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는 뜻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미국과 서방 언론들은 물론 일부 일본 언론에서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위대의 활동 확대 추진에 대해 자국을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만들려는 아베 총리의 구상이 시작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큰 재난이나 위기를 맞아 우왕좌왕하는 국민들을 선동해 정권이 원하는 체제로 사회를 이끌고 가려는 전형적인 정치 술수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런 의미에서 아베 총리의 자위대 무력사용 확대 발언은 일본인들이 받은 살해 충격을 평화헌법 개정을 위한 동력으로 삼는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01년 9·11 테러를 기회로 삼아 이라크 전쟁을 개시한 것처럼 이번 IS 참수 사태를 빌미로 자위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재군사화 노선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과거사 해석과 군대 위안부, 독도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로선 매우 우려스럽다. 아베 총리는 이미 평화헌법의 핵심 조항인 9조의 ‘전수(專守) 방위’(방어를 위한 무력만 행사) 원칙 개정을 필생의 과업이라고 거듭 강조해 왔고, 지난해 8월에는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법제 측면에서 개헌에 유리한 환경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극우 성향을 노골화하는 아베 총리가 자국민들의 슬픔을 자위대 재무장과 극우노선 강화로 악용한다면 한·일 양국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는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않는 무리한 정치 행보는 시대의 흐름과 역행해 결국 스스로 고립을 자초할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미국과 서방 언론들은 물론 일부 일본 언론에서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위대의 활동 확대 추진에 대해 자국을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만들려는 아베 총리의 구상이 시작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큰 재난이나 위기를 맞아 우왕좌왕하는 국민들을 선동해 정권이 원하는 체제로 사회를 이끌고 가려는 전형적인 정치 술수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런 의미에서 아베 총리의 자위대 무력사용 확대 발언은 일본인들이 받은 살해 충격을 평화헌법 개정을 위한 동력으로 삼는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01년 9·11 테러를 기회로 삼아 이라크 전쟁을 개시한 것처럼 이번 IS 참수 사태를 빌미로 자위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재군사화 노선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과거사 해석과 군대 위안부, 독도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로선 매우 우려스럽다. 아베 총리는 이미 평화헌법의 핵심 조항인 9조의 ‘전수(專守) 방위’(방어를 위한 무력만 행사) 원칙 개정을 필생의 과업이라고 거듭 강조해 왔고, 지난해 8월에는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법제 측면에서 개헌에 유리한 환경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극우 성향을 노골화하는 아베 총리가 자국민들의 슬픔을 자위대 재무장과 극우노선 강화로 악용한다면 한·일 양국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는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않는 무리한 정치 행보는 시대의 흐름과 역행해 결국 스스로 고립을 자초할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2015-02-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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