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가영 화가
모자에 쌓인 눈을 털어내고 어깨에 쌓인 눈도 툭툭 털어내며 집으로 들어오니 안경에 하얗게 김이 서린다.
엄마가 방금 쪄낸 만두를 그릇에 담아내어 주신다.
날이 추워지니 마실 나간 고양이들이 일찍 들어온다. 그 뒤로 새로 집에 거주하게 된 꼬마 냥들이 따라 들어온다. 데크에 집을 마련해 주었는데도 연신 집안으로 들어와 놀기 바쁘다. 아직도 어린 녀석들인데 밖은 더 추워지지만 쫓아내기 바쁘다. 그러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고 집고양이를 공격할 것이라는 걱정들이 쌓여 간다. 기존에 길고양이 두 마리도 밥 달라고 따라 들어온다. 한 녀석은 여전히 집고양이들을 공격해서 집에 들어오면 경계하는 소리가 심하다. 처지라는 것이 하늘에서 정해진 것이 아닌 바, 그들도 살아갈 수 있어야 하는데 굳이 집안에 들어오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다.
‘무조건 쫓아내 버리자’, ‘밥은 챙겨 줘도 집안에 들어오게는 하지 말자’, ‘9마리 고양이도 있는데 그들이 함께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어떤 것을 선택해도 답일 수 있으나 원망을 피할 수도 없지 싶다. 어떤 관계로 살아가든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일. 꼬마 냥이 작은 공을 갖고 신나게 놀고 있다.
금방 쫓겨나도 또 들어와서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는 어린 고양이. 그 모습을 보자 하니 절로 빙그레 웃게 된다. 그저 그렇게 자연스레 어우러져 살면 얼마나 좋을까.
2020-12-1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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