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역사상 8번째 심각한 감염병...변이바이러스로 재확산 심각
청소년 우울증, 불안증 2배 이상 증가...파괴적정서 증가 직접 원인
유용하 사회부 기자
얼마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포그래픽 하나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코로나19 통계를 생산해 발표하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시스템과학공학센터(CSSE)가 역사 속에서 인류를 괴롭혔던 대유행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최악의 감염병은 유럽 인구의 3분의1을 사라지게 만든 14세기 흑사병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는 지난 8월 10일 기준으로 역대 8번째 감염병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코로나19는 현재 진행형이며 이전 감염병들처럼 어느 한 대륙에서만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전 세계 곳곳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조만간 일상을 회복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왔다.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들의 등장으로 감염자 숫자는 다시 급증하고 있다. 국내 언론이 방역 우등생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이스라엘도 백신 접종 여부를 떠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강도 높은 방역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길어지면서 의료진은 물론 아동,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에 수리생물학자들은 방역 피로감을 줄이면서도 효과적으로 감염병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서울신문 DB
연구팀은 지난해부터 올 2월까지 청소년 정신건강과 관련해 청소년 총 8만 879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29건의 연구를 메타분석했다. 메타분석은 동일하거나 유사한 주제로 연구된 자료들을 객관적이고 계량적으로 종합해 거시적으로 문제를 파악할 수 있게 해 주는 연구방법론이다. 분석 결과 전 세계 18세 이하 아동 청소년의 4명 중 1명은 임상적으로 우울증 증상이, 5명 중 1명은 불안증 증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이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를 이끈 셰리 메디건 캘거리대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취해진 등교제한, 학교폐쇄 조치 등이 청소년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들을 놓치게 만들어 정신적 위기를 겪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신적 위기는 청소년에게만 한정돼 있지 않다. 노르웨이 오슬로 평화연구소, 덴마크 오르후스대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일상을 파괴해 좌절감과 불안감을 유발시키면서 전례 없는 차별과 배타적 감정을 부추기는가 하면 파괴적 정서와 행동을 유발시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실험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심리과학’ 8월 10일자에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과학자들은 방역 피로감을 줄이면서 효과적으로 감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영국 워워크대, 노팅엄대, 옥스퍼드대 공동연구팀은 방역조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코로나19 확산은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최적 잠금 전략’을 연구하고 있으며 컴퓨터 가상실험으로 일부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계산생물학’ 8월 1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영국과 프랑스를 대상으로 스마트폰에서 확보한 사람들의 이동정보, 보건 당국의 코로나19 감염자 정보를 활용했다. 연구팀은 확보된 정보를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근사 베이지안 계산’(ABC)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공중보건 비용과 경제적 손실 등을 모두 고려해 실시간으로 직장과 학교의 재개 정도를 결정할 수 있는 최적의 방역 프로토콜을 설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들을 수행한 과학자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코로나19 종식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며 “장단기적 차원의 인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2021-08-1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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