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기후변화가 알레르기 환자 더 힘들게 만든다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기후변화가 알레르기 환자 더 힘들게 만든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1-02-28 20:18
수정 2021-03-01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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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환자 괴롭게 만드는 봄
지구온난화로 독해지는 봄철 꽃가루
온실가스 증가로 꽃가루 더 많이 생성
코로나보다 더 위험한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차단행동 더 늦어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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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종식 후 인류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다름 아닌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는 각종 신·변종 감염병의 원인이 되고 매년 봄 알레르기 환자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꽃가루가 날리는 시점을 앞당기며 지속 기간을 길게 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
코로나19 종식 후 인류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다름 아닌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는 각종 신·변종 감염병의 원인이 되고 매년 봄 알레르기 환자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꽃가루가 날리는 시점을 앞당기며 지속 기간을 길게 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
2021년의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이 됐다.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 전 세계는 ‘빼앗긴 들’이 돼 ‘봄’이라는 계절을 만끽할 여유를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그래도 계절이라는 거대한 자연법칙은 막을 수 없는 법이다. 모두가 기다리고 반기는 봄을 가장 먼저 그리고 고통스럽게 느끼는 이들이 있다. 다름 아닌 알레르기 환자들이다. 그런데 알레르기 환자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드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뮌헨공과대(TUM) 생명과학부, 고등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해 알레르기를 유발시키는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가 빨라졌고 더 오래간다는 연구 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최신 알러지학’ 2월 26일자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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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종식 후 인류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다름 아닌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는 각종 신·변종 감염병의 원인이 되고 매년 봄 알레르기 환자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꽃가루가 날리는 시점을 앞당기며 지속 기간을 길게 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제공
코로나19 종식 후 인류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다름 아닌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는 각종 신·변종 감염병의 원인이 되고 매년 봄 알레르기 환자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꽃가루가 날리는 시점을 앞당기며 지속 기간을 길게 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제공
기관지 점막이나 코 점막이 예민한 호흡기 알레르기 환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콧물이 주르륵 흘러나온다든지 잇따른 재채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호흡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은 동물의 털, 진드기, 계절이 변화하면서 갑자기 찬바람이 불거나 기온이 올라가는 것 등 다양하다. 그중 미세먼지나 꽃가루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특히 많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봄철에 발생하거나 악화된다는 특성이 있다. 벚나무, 개나리, 진달래, 목련 같은 충매화는 공기 중에 잘 날리지 않고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데 버드나무, 사시나무, 오리나무, 플라타너스 등의 풍매화에는 바람에 씨가 멀리까지 잘 날아가도록 털이 붙어 있다. 흔히 이 털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씨와 함께 나오는 우리 눈엔 잘 보이지 않는 꽃가루들이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연구팀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가 언제부터 날리기 시작하고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독일 뮌헨과 밤베르크 등 바이에른주 지역 6곳을 지정해 1987년부터 2017년까지 30년 동안 꽃가루와 관련한 자료를 분석했다. 미국이나 캐나다의 경우 봄철 꽃가루 영향을 받는 기간이 지난 30년 동안 20일가량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독일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꽃가루 영향을 받는 시기는 이보다 훨씬 빠르고 길어졌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풍매화 중 개암나무나 오리나무는 꽃가루를 날리는 시기가 매년 최대 2일씩 빨라지면서 30년 전보다 두 달가량 앞당겨졌다. 꽃가루가 영향을 주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지지 않았다고 하는 자작나무, 물푸레나무 등도 30년 전보다 보름가량 빨라졌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한다. 이산화탄소 증가로 지구가 더워지고 그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에 꽃이 피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꽃가루가 날리는 기간도 길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아지면 알레르기 환자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꽃가루도 더 많이 만들어진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아네트 멘젤 뮌헨공과대 교수(생태기후학)는 “이번 연구는 지구온난화가 먼 이야기가 아닌 바로 자신의 이야기라는 것을 보여 준다”며 “시민과학자들이 자신이 사는 지역을 관찰하고 관련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꽃가루와 지구온난화에 관한 연구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되면서 꽃가루 알레르기로 인한 고통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언제까지 마스크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한국에서도 지난 26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언젠가 다가올 코로나19 종식은 기쁜 일이지만 또 다른 문제가 인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기후변화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코로나19도 그렇고 알레르기 환자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꽃가루 문제도 모두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 낸 기후변화가 원인이다. ‘기후변화 만능설’이라 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인간이 뿌린 불행의 씨앗이니 인간이 다시 거둬들여야 한다.
2021-03-0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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