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갑의 시시콜콜] ‘직장의 신, 리더십의 비밀’ 온라인서 알 순 없나

[박현갑의 시시콜콜] ‘직장의 신, 리더십의 비밀’ 온라인서 알 순 없나

입력 2013-06-05 00:00
수정 2013-06-05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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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갑 논설위원
박현갑 논설위원
중·고등학교 입시부터 대학입시까지 1차에서 줄줄이 낙방의 눈물을 흘린 ‘2차 전문가’. 직원 1만 6000명에 200조원이 넘는 예금을 관리하는 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의 드라마틱한 어제와 오늘이다. 이 은행장이 지난 3일 연세대 백양관 대강당에서 리더십 특별강연을 했다. 강연 주제는 얼마 전 종영된 인기 방송드라마 직장의 신을 본뜬 ‘직장의 신, 리더십의 비밀’이었다. 1학년 여학생, 군 입대와 사회생활 등 4년간 공백 끝에 지난 2월 복학한 2학년 남학생, 대학원 박사과정생 등 50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했다.

이 은행장은 2001년 10월 리더십 연구와 교육을 위한 전문기관으로 설립했다는 이 대학 리더십센터에서 마련한 리더십 특별강연 75번째 손님이었다. 이 은행장은 경북 경주 출신으로 대구고와 성균관대 법대를 나왔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77년 옛 상업은행에 들어와 말단 은행원에서 은행장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학창시절 입시에서 잇단 실패를 경험했던 그가 어떻게 최고의 자리인 은행장에 오르게 됐을까.

이 은행장이 이날 소개한 비결은 3가지. 겸손, 배려, 성실이었다. 이 은행장은 “그때 조금만 더 참고 견뎠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은행에 와서는 수없이 많았던 ‘마지막일지 모르는 순간’에도 최선을 다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그리고 30분만 더 버틴다는 생각으로 매사에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불안과 고통이 뒤섞인 학창 시절을 보냈음직한 은행장의 인간적 면모에 학생들은 알게 모르게 동질감을 느끼며 용기와 위로를 얻는 모습이었다.

대학이 미래 지도자 양성을 위해 명사들을 강연에 초대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좋은 자극이 될 수 있어 바람직하다. 아쉬운 대목은 이날 강연장을 찾지 않은 학생과 일반인들은 이런 명사의 인생 경험담을 듣지 못한다는 점이다. 평생교육 시대를 맞아 이런 특강은 물론 대학 강의도 온라인으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것이다.

모바일 시대에는 지금처럼 물리적 공간에 기반한 학교중심의 교육 시스템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전통적 학교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미국의 하버드나 MIT대학 등에서는 사회공헌 실천을 위해 교수 강의는 물론 시험문제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철학·기술·오락·디자인 등에 관련된 전문가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는 미국의 비영리 재단인 테드(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강연은 전 세계인들이 온라인에서 즐겨 보는 영상으로, 모바일 시대 지식공유의 대표적인 사례다. 인터넷 강국의 국내 대학가도 강의 개방 및 공유에 좀 더 의지를 보이길 기대한다.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2013-06-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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