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스크…증시영향 ‘찻잔속 태풍’?

北리스크…증시영향 ‘찻잔속 태풍’?

입력 2010-12-20 00:00
수정 2010-12-2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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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으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 증시는 되살아난 ‘북(北) 리스크’ 우려로 큰 폭으로 출렁였다.

 2,020선을 뚫으며 연말랠리 분위기에 취했던 코스피지수는 한 달 만에 되살아난 악재에 장중 2,000선을 내주기도 했다.하지만 별다른 충돌없이 훈련이 진행되자 오후 들어 낙폭을 크게 줄여 2,020선을 되찾았다.

 이날 하루 증시 흐름만 보면 북한의 리스크가 산타랠리 기대감에 된서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보다 찻잔 속 태풍처럼 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오히려 줬다.그만큼 증시가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위험에 대한 강한 내성을 키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외국인이 ‘바이코리아’ 기조를 유지하는 만큼 북한 악재가 증시의 상승 추세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들은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언제든 돌출할 수 있는 만큼 경계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2천946억원을 순매도했다.개인들은 장 초반부터 대거 ‘팔자’에 나서면서 1시간 만에 2천억원가량 팔아치웠다.

 하지만 외국인이 1천694억원,연기금이 1천666억원을 각각 순매수하면서 지수의 추가 하락을 막았다.

 개인들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튿날인 지난달 24일에도 5천718억원을 순매도한 바 있다.

 ‘마디지수’인 2,000선이 일시적으로 무너지기도 했지만 그동안 급등 랠리를 감안하면 크게 의미를 부여할 정도의 하락세나 변동성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개인의 투자심리가 불안해지면서 매물이 나왔는데 중요한 것은 외국인의 움직임”이라며 “지난달 연평도 포격이 워낙 심했기 때문에 증시가 내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블랙스완(검은백조)’에 비유한다.미국의 대공황,‘9.11 사태’처럼 극히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일단 현실화하면 엄청난 충격을 주는 사건을 말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확률적으로 북한 문제는 증시와 무관하다고도 볼 수 있다”며 “북리스크가 현실화하는 것은 전쟁인데,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증시 전망이라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다만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국의 움직임,북한 측 대응 등에 따라 긴장 국면이 지속한다면 더는 산타랠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HMC투자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아일랜드 신용등급 강등 등 유럽 재정위기 악재가 끊이지 않는 시점에 남북 긴장이 겹쳐지면서 투자심리가 영향을 받는 것 같다”며 “당장 투자전략을 취하기보다는 상황 전개를 지켜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도 “지수가 많이 오른 만큼 속도조절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이날 증시에는 북한 악재의 영향이 없었지만 조금 더 경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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