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지선 2,450 제시…리스크 관리·보수적 대응 필요
미국 증시 폭락에 국내 증시가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미국의 고용 등 경제 지표가 양호하게 나오자 금리인상 시가와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며 당분간 증시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리스크 관리와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6일 강조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개선이 지속할 것이라는 점에서 대세 상승장 종료보다는 조정 후 반등에 무게가 실리며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 금리인상 우려에 美증시 폭락…국내 증시에 영향
국내 증시가 지난주 후반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 건 미국 증시가 폭락하며 그대로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른바 ‘제로 금리’ 정책을 펼쳤고 풍부한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되며 미국 증시는 그동안 상승세를 보여왔다.
특히 지난해 이후 미국 증시에선 약한 조정도 거의 없을 정도로 이례적인 강세장이 전개됐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미국의 고용 등 경제 지표가 양호하게 나오자 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거침없이 달려온 증시에는 조정의 빌미로 작용했다.
미국 금리 상승은 주식 시장 할인율을 높여 주가에는 부담이 된다.
박중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 변동성이 다시 증가하는 이유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성과가 이례적일 정도로 너무 좋았고 변동성은 낮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과속했던 미국 주가에 대한 조정이 나타났다”며 “패시브 자금이 글로벌 증시에 연계돼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 코스피 지지선 2,450에 무게…2,350선 의견도
증시 전문가들이 이번 증시 조정으로 보는 코스피 지지선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2,450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단은 코스피 지지선을 12개월 선행 PBR 1배인 2,450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코스피 지지선을 2,400대 초반으로 본다”며 “2,400선 아래로 내려가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같은 시스템 위기 상황으로 볼 수 있지만 지금 그런 상황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달러화 약세 전환 시점까지 2,450 수준에서 기간 조정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코스피는 12개월 PBR 1.0배 수준을 밑돌고 있다”며 “12개월 PBR 0.97배 수준인 2,370까지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7월에 하락했던 저점인 2,350이 1차 지지선이 되고 거기서 못 막으면 2차는 2,250∼2,300선이 될 것”이라며 “이는 지난 7년간 박스권의 상단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코스닥 지지선으로는 “800에서 막으면 다행이고 750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며 “코스닥이 1월 한달에만 17% 올랐다”고 설명했다.
조용준 센터장은 코스닥도 연이틀 크게 빠졌다며 코스닥 저점은 800 정도로 봤다.
◇ 대세 상승장 종료보단 조정 후 반등에 무게
이번 폭락장이 대세 상승장의 마침표가 될지, 단기 급등에 따른 일시적 조정장이 될지에 대해서는 후자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금리인상 우려로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지만 기초여건(펀더멘털)과 기업 실적이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수요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를 상승 전환 시점으로 보며 올해 고점을 3,060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양기인 센터장도 “중기적으로는 세계 경제 상승세가 내년까지 지속할 것”이라며 “약달러와 위험자산 강세 또한 내년 상반기까지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당장 손절매하기보다는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조용준 센터장은 “현 상황은 우량주에 대한 저점 매수가 유효한 구간이며 그동안 많이 오른 일부 바이오주나 코스닥 종목은 리스크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박희정 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는 정보기술(IT), 금리가 인상되면 은행과 보험주를 주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당분간은 보수적 대응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서영호 센터장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번 조정은 올해 연간으로 볼 때 가장 좋은 매수 기회로 기억될 것”이라면서도 “빠르게 주식 비중을 늘리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우 센터장은 “1분기 안에 새로운 상승은 없을 것”이라며 “당분간 조금 고생한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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