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동양그룹…잠못드는 투자자들 “일단 돈빼자”

흔들리는 동양그룹…잠못드는 투자자들 “일단 돈빼자”

입력 2013-09-24 00:00
수정 2013-09-2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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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 고객, 고객예탁금 인출 및 CMA 해지 움직임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핵심 계열사인 동양증권에서 고객 이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중구 을지로2가에 있는 동양종합금융증권 본사 건물. 자매그룹인 오리온그룹의 지원 불가 방침으로 인해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서울 중구 을지로2가에 있는 동양종합금융증권 본사 건물. 자매그룹인 오리온그룹의 지원 불가 방침으로 인해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여타 계열사의 부도설이 전이되면서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잇따라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해지하고 펀드를 환매하고 있는 것이다.

24일 동양증권 전국 영업점에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대부분 현재 가입돼 있는 금융상품의 원금 보장 여부와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대비책을 묻는 전화였다.

한 투자자는 “이체한도가 낮아서 한 번에 다 뺄 수 없었던 까닭에 어제 오늘 두 번에 나눠 옮겼다”면서 “주식도 다른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해 넘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동양증권에서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로 전 재산을 운용하고 있는데 손실을 많이 보고 환매를 해야할지, 회사가 정상화되는지 지켜볼지 고민돼 잠도 못 잤다”고 하소연했다.

동양증권 CMA 통장을 갖고 있다는 주부 이모(30)씨는 “안전하다고는 하는데 괜히 불안해 하느니 정리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오늘 아침 전액을 이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과도한 반응이란 지적이 나온다.

동양증권 주식을 보유한 한 투자자는 “동양증권은 지난 10년 연속 흑자를 달성한 우량기업”이라며 “동양그룹 일부 계열사가 부도가 난다고 해도 동양증권까지 위험하다는 건 난센스”라고 주장했다.

회사측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진정시키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동양증권은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CMA 자산과 주식, 위탁예수금, 펀드, 신탁 및 채권은 모두 별도의 공기업 및 우량기관에 보관되고 있어 100% 보호가 된다고 밝혔다.

동양증권은 이어 “단순히 불안심리로 자산을 인출하면 약정이자를 받지 못하거나 원금손실을 입는 등 직접적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문의 건수에 비해 실제 자산 인출 규모는 크지 않다고도 밝혔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문의는 많지만 어제 오늘 빠져나간 금액은 그렇게 크지 않다”면서 “회사 펀더멘털에 별다른 문제가 없고, 고객 피해 가능성도 희박한데 부실기업으로 도매금 취급 받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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