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 김치전 위에 치즈 눈꽃… 연말 ‘홈술’ 준비 끝[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김치전 위에 치즈 눈꽃… 연말 ‘홈술’ 준비 끝[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동지(冬至)가 지나니 크리스마스가 있다. 동지는 한 해 중에 낮의 길이가 가장 짧지만 동지를 기점으로 해가 다시 차오르는 날로 태양의 부활을 뜻한다. 한 해의 시작이라는 뜻으로 작은설이라고 여기며 중요시했다. 세시 명절인 동지에는 동지첨치(同知添齒)라 하여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여겼다. 이웃 나라의 크리스마스도 초기 기독교가 페르시아 미트라교의 동지 축제일이나 태양숭배의 풍속을 이용해 예수 탄생을 기념하게 한 것이다. 신약성서에도 예수의 탄생 날짜 기록은 없지만 농경민족인 로마인의 농업신인 새턴(Saturn)의 새터네일리어 축제가 12월 21일부터 31일까지 성했고, 그중 25일을 특히 동지 뒤 태양 부활일로 기념했다고 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달에 만나는 동지와 크리스마스에는 공통점이 있다. 동지에는 새알심을 넣은 팥죽을 나누어 먹으며, 크리스마스에는 나라마다 음식은 달라도 특별한 음식을 나누며 마음을 열고 함께 어려움을 해결하며 화합을 통해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올해의 마지막 집밥도 그런 의미를 담은 김치 치즈전을 준비했다. 이른 김장으로 김치가 새콤하게 익어 간다. 맛있게 익은 김치는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지
  • 양념에 자박자박… 겨울 영양식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양념에 자박자박… 겨울 영양식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따갈따갈’, ‘자박자박’, ‘버물버물’. 요리책 레시피에서는 잘 볼 수 없는 표현이지만 우리 집 부엌에서는 자주 등장하는 요리법이다. 오랫동안 요리를 하면서 전문가 소리를 듣고 있지만 아직도 친정 엄마가 해 주시는 반찬이 가장 맛있는 이유가 되는 특별한 요리법이기도 하다. 제철 재료에 집에서 담근 국간장, 액젓으로 간을 하고 농사지은 참깨로 만든 참기름, 깨소금을 아낌없이 듬뿍듬뿍 넣는다. 연세가 드시면서 엄마의 간이 많이 세졌지만 그래도 맛있다. 특히 겨울이 되면 자박자박하게 조린 반건조 생선조림들이 생각난다. 양미리, 코다리, 서대, 과메기까지…. 생물 생선과 달리 쫄깃한 맛이 있고 진한 양념으로 짭짤하게 조려도 부스러지지 않으니 무를 넣고 한 솥 조려 놓으면 매일매일 먹어도 그 맛이 싫지 않았다.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코다리조림이다. 다른 생선에 비해 살이 두툼해 먹을 것이 많았고 생선 뼈도 발라내기 쉬웠다. 코다리는 이제 우리 식탁에서 이름만큼이나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가 됐다. 명태는 상태나 크기, 보관 상태에 따라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다. 명태가 갓 잡혀 자연 상태일 때는 생태, 잡아 얼리면 동태, 딱딱하게 말린 상태는 북어, 추운 겨울에
  • 겨울바다 향과 맛이 입안 가득[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겨울바다 향과 맛이 입안 가득[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얼마 전 미국으로 출장을 다녀온 지인이 미국의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굴 요리에 불만을 가득 드러냈다. 특별한 요리법도 아닌 생굴에 레몬즙을 곁들인 굴 요리 몇 개를 먹고 받은 영수증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그 레스토랑의 잘못이 아니라 한국 11월의 굴을 두고 미국에서 굴 요리를 먹은 지인의 잘못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동양에서는 ‘보리가 패면 굴을 먹지 않는다’ 했고 서양에서는 알파벳 ‘R’이 들어가지 않은 달인 5~8월에는 굴을 먹지 않는다.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 굴에 독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나오는 굴은 겨울철이 되면 그 맛과 향이 절정에 달한다. 그뿐만 아니라 값도 착해 굴을 접시에 가득 담아 놓고 마음껏 먹게 된다. 유럽이나 북미 등은 한국과 달리 갯벌이 거의 없어 양식이 어렵고, 잘 잡히지 않기에 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굴은 비싼 레스토랑에서 먹는 최고급 요리로 여겨진다. 굴은 맛도 좋지만 영양가도 매우 높은 식품이다. 칼로리와 지방 함량이 적고 칼슘이 풍부하며 굴에 함유된 아연은 성장 호르몬을 활성화시키고 스테미나 증진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를 비롯해 나폴레옹, 비스마르
  • 쭉쭉 찢어서 먹는 포기 못 할 맛[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쭉쭉 찢어서 먹는 포기 못 할 맛[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가을 단풍이 짙게 물들고 겨울의 시작인 입동이 지나면 슬슬 김장 준비가 필요하다. 생활환경이 변화되고 김치와 김치 재료를 언제든 구입할 수 있어 김장을 하지 않고 사서 먹는, 이른바 ‘김포족’이 늘어나고 있지만 김장은 여전히 월동 준비의 시작이다. 김치를 담그거나 담그지 않거나 장바구니 물가지수에 민감히 반응하게 되는 것이 배추값이다. 배추값이 한창 치솟을 때면 일반적으로 다른 물가도 함께 올라 금배추라고 불리며 배추김치는 물론 배추로 하는 요리도 쉽게 밥상에 올리지 못할 때가 있다.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배추값이 안정세를 이루니 마음에도 안정이 찾아오는 것 같다. 김장 전엔 배추 한 통으로 그동안 해 먹지 못한 배추 요리를 원 없이 먹도록 하자.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인 만큼 된장국에 숭덩숭덩 배추를 썰어 넣고 푹 끓이기만 하면 시원한 배추 된장국이 되고, 절이지 않고 무친 배추 겉절이는 아삭한 샐러드처럼 많이 먹을 수 있다. 살짝 데쳐 송송 썰어 갖은양념을 한 배추 나물은 그 맛이 설탕처럼 달다. 생배추는 쌈장에 찍어 먹고 상추 대신 삼겹살을 싸서 먹으면 다른 쌈 채소도 필요 없다. 물론 배추 겉잎인 우거지도 버릴 수 없다. 데쳐서 쭉쭉 찢은 후 멸
  • 건강한 ‘가을의 달콤함’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건강한 ‘가을의 달콤함’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가슴이 답답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고구마 몇 개 먹은 것 같다’라고 말한다. 급하게 먹거나 많이 먹게 되면 목이 메고 가슴을 치게 만들어서인지 어쩌다 답답함의 대명사가 됐다. 추운 바람이 불어오면 동네에 등장하는 군고구마 장수의 화덕 안에서 말랑말랑하게 구워진 고구마를 반으로 가르면 촉촉하고 달달하면서도 부드러움이 가득해 꿀꺽 잘도 넘어가는 물고구마가 많았다. 언제부터인가 물고구마는 맛보기 어려워지고 모두가 밤처럼, 단호박처럼 단단하면서 보슬보슬함을 가진 밤고구마, 호박고구마가 대세다. 그러나 답답한 이미지와 달리 고구마는 식이섬유소가 풍부해 변비와 비만을 예방해 우리 몸을 가볍게 만들어 주고 콜레스테롤도 낮추어 주며 혈압을 높이는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을 시원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가을 제철 식재료다. 열대작물이었던 고구마는 유럽으로 건너가면서 뒤늦게 건너온 감자에 유럽인들의 식탁을 내어 주면서 그 이름마저 잃게 됐다. 영어의 ‘포테이토’는 원래 고구마였다. 감자는 고구마와 비슷해 화이트포테이토로 불렸으나 감자가 주식이 되면서 감자를 포테이토라 부르고 간식으로 먹던 고구마는 스위트포테이토로 이름이 바뀌게 됐다. 여러 가지로
  • 칼칼, 구수, 달큼하게… 가을 꽃게에 빠져 볼까[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칼칼, 구수, 달큼하게… 가을 꽃게에 빠져 볼까[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긴 연휴가 많은 10월 가을 나들이로 교통체증을 뜨겁게 경험하고 ‘도대체 다들 어딜 가는 걸까?’라며 투덜거렸다. 하긴 시간이 없지 갈 곳이 없는 가을은 아니다. 꽃게, 새우, 전어도 먹으러 가야 하고 사과, 대추, 포도, 감도 사러 가야 한다. 인삼, 더덕, 버섯은 물론이요 맥주, 커피, 치즈까지 가을 미식과 축제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을 미식의 첫 번째로 꼽는 것은 누가 뭐라 해도 꽃게일 것이다. 랍스터가 맛있네, 킹크랩이 맛있네, 소란해도 가을 꽃게 앞에서는 모두가 조용해진다. 꽃게는 봄과 가을에 주로 나는데 봄철에는 암꽃게가, 가을에는 수꽃게가 많이 잡힌다. 봄에는 알이 꽉 찬 암꽃게로 간장게장을 담갔다면 가을에는 살이 꽉 찬 수꽃게로 만든 찜이나 꽃게탕으로 꽃게의 맛을 즐긴다. 꽃게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고단백 보양식으로 타우린 성분은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주며 키토산도 풍부해 손상된 근육과 뼈를 회복시켜 주는 식탁 위의 종합 영양제다. 껍질 사이사이에 꽉 차 있는 흰 속살은 인내와 끈기가 있어야 맛볼 수 있는데 부드러우면서도 달큼하고 감칠맛 나는 맛을 보았다면 꽃게 살 발굴에 특별한 기술을 총동원해 최선을 다하게 된다. 수꽃게와
  • 가을의 정기 담은 더덕, 인삼 뺨치는 보양 반찬[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가을의 정기 담은 더덕, 인삼 뺨치는 보양 반찬[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봄, 여름, 가을, 겨울나기를 몇 해 거듭하여 넝쿨은 어지럽게 무성하고 깊게 뿌리를 내려 한참을 파서야 그 정체를 드러낸 뿌리채소는 가을 더덕이다. 오랜 시간 할아버지의 정성과 사랑으로 키운 귀한 더덕은 탐을 내는 어느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았고 향기부터 존재감을 드러내며 세상으로 나왔다. 행여나 상처가 날까 조심 또 조심해 캔 더덕은 할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할아버지의 VIP인 손녀의 밥상에 오르게 됐다. 영양가 있고 귀하다는 뜻으로 밭에서 나는 고기를 ‘두부’라고 하고 산에서 나는 고기를 ‘더덕’이라 표현하는 할아버지에게 더덕은 수험생 손녀를 위한 가을 보양식이자 응원의 메시지이다. 누구는 더덕을 인삼과 사촌이라 하고 또 누구는 도라지와 사촌이라고 한다. 모양이나 맛이 비슷하다고 여기지만 더덕은 사삼(沙蔘)이라 불릴 정도로 인삼과 같은 효능을 지니고 있다. 잘랐을 때 나오는 하얀 진액은 인삼의 약효성분과 같은 사포닌으로 원기를 돋우며 피로 회복에 효과적이다. 명절 선물세트로 인삼과 더덕은 있어도 도라지 선물세트는 잘 없는 것으로 보아, 더덕은 일단 인삼과 사촌으로 엮지만 밥상에서의 활용법은 인삼보다는 도라지와 같아 집밥에서는 도라지와 사촌으로 묶는다
  • 찬바람 불 땐… 밥이 보약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찬바람 불 땐… 밥이 보약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달력 한 장을 넘겼을 뿐인데 아침저녁 바람이 서늘하다. 여름 더위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았지만 찬바람이 부는 가을이 오고 있다. 계절이 바뀔 때나 명절이 다가오면 주변 지인들에게 안부를 전하며 ‘조만간 밥 한번 먹자’로 마무리한다. 밥은 우리의 일상 대화에서 맥락 없이 자주 등장하곤 한다. “밥 한번 살게.” “밥은 먹고 지내?” “밥 한번 드실래요?” 고마울 때, 아플 때, 슬플 때, 즐거울 때 맥락이 없어도 그 마음이 다 통하는 신비의 언어다. 밥은 수천 년간 이어 온 우리 식탁의 주식으로 우리에겐 밥이 보약이고 밥심으로 살아왔기에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밥은 육류 섭취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우리 식탁에서 노동을 위한 중요한 에너지원이었다. 과거에는 쌀 생산량이 적어 허기를 채우기 위해 조, 기장, 수수, 보리 등 잡곡류를 많이 섞어서 거친 밥을 지었다. 쌀은 다른 곡식에 비해 부드럽고 담백해 쌀밥은 부자들만 먹을 수 있는 부의 상징이기도 했고, 서민들에게 흰쌀밥 한 그릇은 특별한 날을 의미하기도 했다. 쌀의 식이 섬유소는 독성물질과 콜레스테롤을 배출해 우리 몸에 노폐물이 쌓이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식이 섬유소는 특히 미강에 많이 들어 있어
  •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토마토… 땅콩·양파 무치니 우영우도 반할 맛[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토마토… 땅콩·양파 무치니 우영우도 반할 맛[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토마토, 기러기,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역삼역.’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하는 대사를 습관처럼 따라 하면서 웃게 된다. 앞으로도 뒤로도 같은 토마토의 드라마 활약상이 처음은 아니다. 한때 드라마 여주인공이 키우던 토마토를 보면서 토마토 모종을 사서 따라 하기에 나섰던 기억들도 떠오를 것이다. 유난히 비가 많은 여름철을 지내고 있지만 간간이 내리쬐는 태양을 듬뿍 받고 빛나는 붉은 열매로 자란 토마토는 여름철을 대표하는 과채이다. 어릴 적 여름철에 설탕을 솔솔 뿌린 토마토는 귀한 대접을 받는 과일이었다. 설탕에 절인 토마토 국물까지 호로록 마시고 나면 갈증도 해소되고 든든한 한 끼가 되기도 했다. 달콤한 맛이 나는 다양한 품종의 토마토가 생겨나고 또 설탕과 토마토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며 더이상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 먹지 않게 됐다. 게다가 토마토는 샐러드나 소스, 수프, 볶음 등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토마토는 과일보다 채소에 가까워지고 있다. ‘토마토가 빨개지면 의사 얼굴이 파래진다’라는 말이 있다. 잘 익은 토마토를 먹은 사람들은 모두 건강해져 의사를 찾아갈 필요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 부드럽고 달콤한 가지각색 반전매력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부드럽고 달콤한 가지각색 반전매력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호불호(好不好). 사람마다 좋고 싫음이 극명하게 갈려서 의견이 분분하다는 뜻으로 많이 사용된다. 밥상에 오르는 식재료 중에서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여름에서 초가을까지가 제철인 가지다. 가지가 왜 싫을까? 물컹물컹해서 싫고, 아무 맛이 나지 않아서 싫고, 요리 뒤 거무튀튀한 색감이 싫고, 향취도 싫으니 가지는 가지이기 때문에 싫은 것이다. 그럼, 가지가 왜 좋을까? 살이 통통하게 올라 겉은 질겨 보여도 속은 부드러우며 달큼한 맛이 나서 좋고, 칼로리가 적으니 배불리 먹어도 살찔 걱정이 없으며 요리법에 따라 다양한 맛으로 변화되고 우리 식탁에서 흔하지 않은 고운 빛깔까지 갖고 있으니 가지는 가지라서 좋은 것이다. 가지를 호(好)하는 입장에서 8월에 가지 예찬은 꼭 필요하다. 5, 6월에 보라색의 가지 꽃이 매혹적으로 피어나는데 꽃말은 ‘진실’이다. 꽃말까지 가지를 잘 표현해 주고 있으니 지금 한참 물이 오른 가지는 그 맛도 진실하다. 가지의 원산지는 인도로, 우리나라에는 중국을 통해 들어와 고려 이전부터 재배돼 왔다. 우리 식탁에서 만나는 가지는 길쭉한 모양이지만 가지의 원래 모양은 동글동글하게 마치 감자나 계란처럼 생겼다
  • 질겅질겅 매콤 얼얼… 더위가 싹~[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질겅질겅 매콤 얼얼… 더위가 싹~[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여름철 아이들이 좋아하는 워터파크에 갈 때면 열흘 단위로 입장료가 고공행진하는 것을 보고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하이시즌, 골드시즌이라는 알쏭달쏭한 명칭은 성수기와 극성수기를 뜻한다. 이를 나누는 기준점으로 여름휴가나 방학이 있겠지만 삼복더위로 더 명확해진다. 올해 하이시즌인 초복은 지났지만 더 무시무시한 골드시즌인 중복과 말복이 기다리고 있다. 골드시즌이 좀 길고 험난하겠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명언처럼 스트레스 없이 어찌 즐길지 연구 중이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몸속에 있는 단백질이 더 많이 소모된다. 그래서 단백질이 부족한 식사를 하게 되면 스트레스에 더 약해진다. 이 때문에 여름 스트레스인 더위를 잘 극복하려면 부지런히 우리 몸에 단백질을 공급해야 한다. 단백질을 보충하는 여러 가지 보양식 가운데 낙지는 지방질과 당질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대표 영양 식품이다. 낙지나 오징어, 문어 등은 콜레스테롤 함량이 많다고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나쁜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성분인 타우린이 함께 들어 있기 때문에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풍부한 타우린은 피로 회복 기능까지 있다. 피로회복제로 알려진 갈색병 음료보다 낙지 요리 한 접시가 여름철에는 더 필요하
  • “지지고 볶지 말고 무치세요”  더위 식혀줄 효자 반찬 ‘노각’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지지고 볶지 말고 무치세요” 더위 식혀줄 효자 반찬 ‘노각’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한여름 더위를 피하기 위해 학교 다니는 아이들에게는 여름방학이 있고, 직장인들에게는 잠깐의 여름휴가가 있다. 부엌에서 집밥을 주로 담당하는 주부들에게도 한여름에는 잠깐의 방학이 있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다. 우리집 대표 주부인 내가 여름엔 밥하기 싫으니까! 여름방학에 못한 공부는 개학한 뒤 보충하고 여름휴가 때 못하는 업무는 휴가 전에 미리 하거나 재택근무로 대체할 수 있지만 오늘 먹어야 하는 우리 집밥은 미리 당겨서 먹어 둘 수도, 내일로 미룰 수도 없으니 더우나 추우나 장마가 오고 폭염이 이어져도 밥상에 방학이란 있을 수 없다. 폭염과 열대야에 입맛도 잃고 귀찮기도 해 한두 끼를 건너뛰게 되면 다른 계절과 달리 여름엔 체력 저하가 심해져 건강을 헤치기 쉽다. 여름철 보양식을 연례행사처럼 날을 정해 챙겨 먹는 이유다. 여름철에는 특히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땀을 통해 우리 몸에서 꼭 필요한 수분들이 빠져나간다. 그래서 여름철은 수분 보충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고단백질이 풍부한 보양식만큼 수분이 많은 채소와 과일도 잘 챙겨 먹어야 한다. 여름 제철 채소와 과일은 대부분 무기질과 비타민, 수분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오이와 노각은 더위를 식히고 수분을
  • 저칼로리 알칼리성 감자… 고혈압 예방 好好[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저칼로리 알칼리성 감자… 고혈압 예방 好好[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오래전 보았던 영화 ‘마션’에서 주인공은 화성 탐사 임무 수행 중 폭풍 발생으로 우주선에 탑승하지 못하고 홀로 화성에 남게 된다. 생존을 위해 우여곡절을 겪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미래지향적인 우주항공기술로 묘사되는 멋진 영화이지만 지금껏 내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는 건 감자를 키우는 장면이다. 과거에도 현재, 미래에도 생존에 가장 중요한 일은 역시 먹거리를 해결하는 일이다. 주인공은 실험용으로 가져온 이끼와 잔디 외에 감자와 강낭콩이 있었고 이 중 열량이 높고 단기간에 키우기도 쉽고 수확량도 좋은 감자를 선택했다. 감자밭에 흙들이 물기를 머금고 감자 싹이 돋아나 드디어 감자가 자라기 시작한다. 화성에서 감자가 자란다는 것에 분명 과학적 오류는 있겠지만 감자는 왠지 화성에서도 자랄 수 있을 것 같은 강한 신뢰를 주는 농작물이다. 감자는 못생기고 맛도 별로라는 편견과 독을 가졌다는 오해까지 받으며 가축의 사료쯤으로 여겨졌지만 춥고 척박한 땅에서도 꿋꿋하게 버텨 기근을 이겨 내는 대표 구황작물이 됐다. 이제는 전 세계인의 식탁에 가장 친숙한 식재료 가운데 하나다. 우주 시대의 중요한 식량으로 화성에서도 감자 수확이 가능할 수 있다고 미항공우주국 나사가 발표한 적도
  • 입안에 식이섬유 한가득… 여름 제철 음식으로 다이어트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입안에 식이섬유 한가득… 여름 제철 음식으로 다이어트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한 해를 스물 넷으로 나누어 계절의 표준으로 삼는 것을 절기라고 한다.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에서 절기는 농사의 기준이 되는 중요한 날이었다. 절기는 봄이 시작되는 입춘부터 시작돼 여름으로 들어서는 입하, 가을과 겨울의 시작을 뜻하는 입추, 입동으로 이어진다. 달력이 만들어지고 기상청에서 한 달 뒤 날씨까지 예측하는 시대가 왔지만 지금도 농사에는 절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은 텃밭을 처음 가꾸기 시작했을 때 씨는 아무 때나 뿌리기만 하면 싹이 나고 잎을 맺어 열매를 거둬들이는 줄 알고 변화 없는 텃밭을 원망만 했었다. 제철에 나는 채소가 있는 것처럼 씨뿌리기와 거두기도 제철이 있다는 것을 지금도 알아 가고 있기에 달력을 넘길 때마다 텃밭을 위해 절기를 확인하게 된다. 지난 6일은 24절기 중 망종(芒種)이었다. 망종은 벼나 보리, 밀처럼 까끄라기가 있는 곡식을 뜻하기도 하고, 보리가 익어 먹게 되며 볍씨가 자라 모내기를 하는 때를 가리키기도 한다.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엔 망종 전후를 보릿고개라고 부르곤 했다. 지난해 가을 수확한 양식이 바닥나고, 올해 농사 지은 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아 식량 사정이 매우 어려운 시기를 말한다. 망종쯤 나오는 햇보리로 지은
  • 아삭·알싸한 맛에 군침 절로… ‘치킨 스태미나식’ OK[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아삭·알싸한 맛에 군침 절로… ‘치킨 스태미나식’ OK[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일해백리(一害百利), 냄새를 제외하고는 백 가지의 이로움을 준다는 뜻을 가진 식물이 마늘이다. 언제나 칭찬 일색인 마늘의 효과나 우수성은 동서고금을 통해 꾸준히 전해지고 있다. 마늘이 땅속에서 한창 영글어 가는 4월 말에서 5월의 마늘밭에는 마늘종을 제거하는 일로 유난히 손길이 바쁘다. 마늘종은 마늘의 꽃줄기다. 마늘종이 그대로 있으면 영양분을 다 빨아먹어 마늘이 실하게 크지 못한다. 그래서 마늘이 한창 영글어 갈 때 마늘종을 거둬야 한다. 마늘을 위해 마늘종이 희생돼야 하는 시기지만 마늘종의 맛을 아는 사람들은 햇마늘이 나오기 전 녹색이 선명한 마늘종을 만나 풍년가를 부른다. 마늘종은 식탁을 신선하게 만든다. 아삭한 식감과 알싸한 맛이 입맛을 돋우기 때문이다. 한 뿌리에서 자란 마늘과 마늘종은 생김새는 달라도 효능은 비슷하다. 마늘과 마찬가지로 마늘종에도 알리신 성분이 있다. 마늘처럼 매운맛이 있지만 냄새는 그만큼 심하지 않아 많이 사용할 수 있고 어느 식재료와도 잘 어우러진다. 풍성하게 묶여 있는 마늘종 한 다발을 준비해 간장물, 소금물, 고추장, 된장에 절여 장아찌를 담가 두면 삼겹살 구이를 비롯한 육류 구이는 다른 반찬 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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