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문학
  • [책꽂이]

    [책꽂이]

    국가와 윤리 (김우창·박성우·주경철·이상익·최장집 지음, 글항아리 펴냄) 네이버문화재단이 후원하는 강연 프로젝트 ‘열린연단: 문화의 안과 밖’에서 나눈 이야기를 모은 첫 번째 책으로 저명한 학자 5명이 ‘윤리란 무엇이고 어떻게 회복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했다. 440쪽. 1만 9500원. 종교와 군대 (강인철 지음, 현실문화 펴냄) 종교사회학을 연구해온 저자가 한국전쟁을 계기로 도입된 군종제도의 역사와 정당성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새로운 유형의 군종 모델을 모색한다. 368쪽. 2만원. 오늘도 비출산을 다짐합니다 (송가연 지음, 갈라파고스 펴냄) 육아휴직은 그림의 떡이며 맞벌이를 해도 독박가사, 독박육아에 시달리는 한국 여성들이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현실적인 이유를 짚는다. 368쪽. 2만원. 너무 맛있어서 잠 못 드는 세계지리 (개리 풀러·T M 레데콥 지음, 윤승희 옮김, 생각의길 펴냄) 볼리비아의 감자가 어떻게 유럽을 지배하는 음식이 되었는지, 카카오가 왜 신들의 열매인지 등 세계 지리학과 음식의 오랜 상관관계를 설명한다. 280쪽. 1만 5000원. 한글 대표 선수 10+9 (김슬옹·김응 지음, 이수진 그림, 창비
  • 원작자 떠났어도… 속편은 계속된다

    원작자 떠났어도… 속편은 계속된다

    거미줄에 걸린 소녀/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지음/임호경 옮김/문학동네/576쪽/1만 6500원 영화에서는 인기 작품의 후속편을 전작과는 다른 감독이 연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과거 우리 만화에도 그런 경우가 있는데 대본소의 절정기를 구가했던 무협 만화의 이재학 화백이나 기업 만화의 박봉성 화백의 경우, 작가의 사후에도 화실 이름으로 후속작이 이어졌다. 오로지 한 사람의 노고에서 비롯되는 소설에서는 드문 일인데, 명확한 캐릭터를 구축해 시리즈화하는 장르 소설에서 사례가 있다. 요즘엔 영화로 더 유명한 ‘본 아이덴티티’는 로버트 러들럼의 첩보소설이 원작이다. 작가는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까지 선보인 뒤 세상을 떴는데, 유족의 동의를 얻어 에릭 밴 러스트베이더가 집필한 후속작이 지금까지 9편이나 나왔다. 사례가 하나 더 추가된다. 밀레니엄 시리즈의 팬이라면 반가워할 소식이다. 탐사 전문기자 미카엘 블롬크비스트와 비상한 기억력의 천재 해커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돌아왔다. 4부 ‘거미줄에 걸린 소녀’가 마침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밀레니엄은 기자 출신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르손(1954~2004)의 범죄 미스터리 소설 시리즈다. 10부작을 구상했던 작가
  • [이주의 어린이 책] 손에 든 스마트폰, 아이보다 좋나요

    [이주의 어린이 책] 손에 든 스마트폰, 아이보다 좋나요

    엄마의 스마트폰이 되고 싶어/노부미 지음·그림/고대영 옮김/길벗어린이/40쪽/1만 2000원 어떤 그림책은 명랑함과 순전함으로 무장한 진심으로 부모를 뜨끔하게 합니다. 꾸밈 하나 없는 단순함으로 무장해제시키는 이야기엔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그저 “내 탓이오”를 주억거릴 밖에요. 일본 작가 노부미의 신작이 바로 그렇습니다. 제목에서부터 이미 어떤 내용인지는 다 짐작하실 테죠. 어느 부모나 비켜갈 수 없는 주제이자, 요즘 여느 곳에서나 흔한 풍경이니까요. 건이는 블록으로 멋진 자동차를 완성한 참입니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아이의 본능이죠. 엄마를 애타게 불러보는데, 그 순간 엄마 모습은 가관입니다. 코를 파며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진 모습이라니요. 그러고 보니 엄마는 프로그램화된 로봇처럼 늘 같은 패턴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텔레비전을 보다 광고가 나오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아기가 울면 아이를 보다 스마트폰을 보고, 광고가 끝나면 스마트폰에서 고개를 들어 텔레비전을 보고…. 아, 건이는 대체 언제 봐주나요. 아이는 급기야 자신만의 나라를 구축합니다. 스마트폰은 절대 발을 들일 수 없는 견고한 성이죠. 아이의 진심은 유치원 선생님의 물음에서 드러납
  • 살인 사건에 대한 여러가지 기억, 진실은

    살인 사건에 대한 여러가지 기억, 진실은

    거울의 책/E O 키로비치 지음/이윤진 옮김/민음사/484쪽/1만 5000원 1987년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저녁 미국의 한 저명한 교수가 끔찍하게 살해된다. 용의자는 프린스턴대 영문과를 다니는 한 모범생. 하지만 27년 후 뉴욕의 출판 에이전시에 이 남자가 보낸 한 편의 소설 원고가 도착하면서 사건의 새로운 실마리가 드러난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산 자들의 기억은 거짓말처럼 조금씩 다르다. 도대체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과연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진실한 것일까. 루마니아 출신의 작가 E O 키로비치의 심리 스릴러 소설 ‘거울의 책’은 세 남녀의 미묘한 관계와 한 교수의 의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를 꿈꾸는 리처드 플린은 같은 학교 심리학과 대학원생 로라 베인스와 한 숙소에 머물게 되면서 사랑에 빠진다. 로라와 사귀면서 미국 심리학계 스타 조지프 와이더 교수를 알게 된 리처드는 그의 커다란 서재에서 자료를 정리하는 일을 돕게 되며 자연스럽게 그의 집에 드나든다. 그러던 리처드에게 문득 로라와 와이더 교수의 관계가 생각보다 가까워 보였고, 이 의심은 질투로 번진다. 어느 날 리처드와 함께 저녁 식사를 마친 와이더 교수는 며칠 후 자신의 저택
  • 기념물 세운 자, ‘기억의 정치’ 승리자

    기념물 세운 자, ‘기억의 정치’ 승리자

    도시는 기억이다/도시사학회 기획/주경철·민유기 외 11명 지음/서해문집/544쪽/2만 3000원 깡총한 단발머리에 치마저고리를 입은 소녀. 앳된 얼굴엔 어울리지 않는 슬픔이 서려 있다. 굳게 다문 입매와 말아 쥔 주먹, 한곳을 응시하는 시선에선 꺾이지 않는 의지가 읽힌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의 단적인 상징이 된 ‘평화의 소녀상’이다. 2011년 12월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건너편에 처음 등장한 소녀상은 일부 극우 단체나 시민들의 훼손, 일본 정부의 끈질긴 ‘철거 압박’에도 전국 각지와 해외로 퍼져 나가고 있다. 소녀상 설립에 힘을 보태는 시민들의 역사의식과 이로 인해 빚어지는 국내외 갈등으로 소녀상은 그 자체로 ‘기억하고 바로잡아야 할 역사’가 되고 있다. 도시가 그곳을 거쳐 간 모든 인간의 삶의 흔적으로 짜인 ‘기억의 총합’이라면, 소녀상을 둘러싼 갖가지 갑론을박은 무심코 스쳐 지나는 도시의 공공기념물들이 얼마나 강력한 ‘기억의 매개체’인지 보여 준다. 도시 안에 즐비한 공공기념물(기념비나 기념탑, 전몰자 추념이나 과거사 관련 시설물, 영웅이나 위인의 동상, 공적 기념 혹은 추념을 위한 박물관이나 건축물 등)은 도시가 기억하고 싶어 하는, 기억해야
  • 감정까지 통해요… 내 동생은 침팬지

    감정까지 통해요… 내 동생은 침팬지

    침팬지와의 대화/로저 파우츠·스티븐 투켈 밀스 지음/허진 옮김/열린책들/528쪽/2만 5000원 저명한 영장류학자이자 동물 권익 운동가인 로저 파우츠의 자전적 에세이다. 무명의 심리학자였던 저자가 열정적인 동물 권익 운동가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스스로 그려 내고 있다. 저자의 상대역으로 등장하는 침팬지의 입장에서 보면 책은 공생하는 존재로서 인간이 가져야 할 도덕적 의무와 생명의 의미를 묻는 생존기라 할 수도 있겠다. 침팬지는 유전자의 98.4%가 인간과 일치한다. 아프리카코끼리와 인도코끼리 사이보다 인간과 침팬지의 사이가 더 가깝다는 뜻이다. 책의 원래 제목인 ‘가장 가까운 종’(next of kin)은 바로 이런 의미다. 인간과 동물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언어 습득 유무다. 여태 우리는 언어를 사용하는 생물종은 사람뿐이라고 배워 왔다. 그런데 침팬지에게 언어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세계를 남자와 여자 외의 다른 생물종으로 나눌 수 있게 될까. 저자는 암컷 침팬지 ‘워쇼’를 통해 이 같은 가정을 입증하려 했다. 다만 도구는 음성언어가 아닌 수화로 대신했다. 저자가 확인한 침팬지들의 언어능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감정이 실린 대화까지 오갔으니
  • 목소리 알아듣는 사물, 편리한 생활의 대가는

    목소리 알아듣는 사물, 편리한 생활의 대가는

    보이스 퍼스트 패러다임/호모 디지쿠스(강정수 외 9인) 지음/아마존의 나비/240쪽/1만 2800원 2013년 개봉한 영화 ‘Her’에서 남자 주인공 테오도르는 목소리 인공지능(AI)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다. 실제 보이지 않지만 테오도르가 가는 모든 곳에 함께하며 그가 원하는 것을 그 어떤 사람보다 잘 이해해 주는 사만다에게 위안을 얻는다. AI와 공존하는 미래 세계를 낭만적으로 표현한 이 영화의 장면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 국제가전제품박람회’(CES)는 여기저기서 정보기술(IT) 기업 아마존의 히트작 “알렉사”를 부르는 소리로 가득했다. 그러나 전시장에 알렉사의 부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알렉사는 냉장고와 TV, 조명 등 각종 가전제품 속에 있었다. 10년 전 탄생한 애플의 아이폰은 사람들이 정보를 소비하는 공간과 습관을 한순간에 뒤바꿔 놓으며 ‘모바일 퍼스트’ 시대를 열었다. 이제는 손가락조차 까딱할 필요 없이 말만 하면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보이스 퍼스트’의 시대가 왔다. IT, 예술, 법률 등 9명의 전문가가 모인 ‘호모 디지쿠스’는 목소리로 사물을 제어하는 기술이 앞으로 어떻게 우리의
  • [그 책속 이미지] 백두산 아기새의 ‘독립’  6년 기다림 끝에 담다

    [그 책속 이미지] 백두산 아기새의 ‘독립’ 6년 기다림 끝에 담다

    백두산 새 관찰기/박웅 지음/글항아리/356쪽/3만 5000원 천적이라도 나타날까, 긴장과 불안에 둥지 안팎을 수없이 드나들던 어미가 결심을 굳혔다. 평소 수평으로 날아가던 것과 달리 머리를 아래로 두고 뛰어내린다. 앙증맞은 새끼 두 마리가 어미의 시범을 막 관전한 참이다. 다음 순간, 어미가 보여 준 그대로 새끼가 뛴다. 기우뚱거리면서도 안간힘을 쓰며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 안쓰럽고도 대견하다. 새끼가 부화하면 24시간 안에 둥지에서 뛰어내리는 호사비오리의 진귀한 이소(離巢) 장면이다. 새끼들이 세상에 처음 뛰어드는 이 장면을 만나기 위해 건축사이자 야생 조류 사진가 박웅씨는 6년째 백두산 아래 첫 동네 이도백하를 찾았다. 머리의 긴 댕기, 붉은색의 부리, 용을 닮은 옆구리의 비늘무늬 등 화려한 생김새 때문인지 호사(豪奢)비오리라 불리는 이 새는 지구상에 1000마리도 채 안 되는 멸종위기종이다. 국내에서는 천연기념물 448호, 중국에서는 국가 1급 보호동물로 분류돼 극진한 보호를 받는 호사비오리는 분단된 남북을 자유로이 넘나들고 백두산을 고향으로 삼는 습성이 우리 민족과 유독 연이 깊어 보인다. 저자는 ‘무한한 기다림’으로 포착해 낸 호사비오리의 짝짓기,
  • 글쓰기로 인생을 바꾸다…일반인 24명이 만든 ‘글쓰기로 나를 찾다’ 출간

    글쓰기로 인생을 바꾸다…일반인 24명이 만든 ‘글쓰기로 나를 찾다’ 출간

    독서공동체 ‘숭례문학당’이 일반인 24명의 생각을 엮은 ‘글쓰기로 나를 찾다’를 발간했다. 새로 나온 책 ‘글쓰기로 나를 찾다’는 ‘함께 쓰기로 인생을 바꾼 사람들’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제목 그대로 작고 소소하지만 나 자신에게 의미 있는 글을 쓰면서 인생을 변화시킨 사람들 24명이 직접 자신의 얘기를 썼다. 이들 중에는 글 자체가 하나의 동력이 돼 새로 진로를 설정한 이들도 있고 글을 통해 가족과 진심으로 화해하는 등 감정적으로 성숙할 수 있었던 이들도 있다. 이들은 모두 독서공동체 숭례문학당에서 함께 글을 썼거나 쓰면서 성장했다. 이 책은 두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주부부터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직장인, 취업경쟁 대신 글 쓰는 삶을 택한 청년 등 조금은 특별하지만 평범한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필자들은 “글쓰기를 통해서 자신과 마주할 수 있었다”며 “비로소 내가 중심인 삶을 살게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지난 2008년에 만들어진 숭례문학당은 ‘이젠, 함께 읽기다’, ‘책으로 다시 살다’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시정 함부르크 총영사 ‘한국 외교관이 만난 독일모델’ 출간

    장시정 함부르크 총영사 ‘한국 외교관이 만난 독일모델’ 출간

    장시정 함부르크 총영사가 최근 독일모델에 관한 책 ‘한국 외교관이 만난 독일모델’(MODELL DEUTSCHLAND)를 펴냈다. 독일은 한때 분단국가로서 한국 통일의 모델이 되었던 나라다. 지금은 통일 후 이룬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으로 여전히 한국의 모델이 되고 있다. ‘한국 외교관이 만난 독일모델’은 이러한 독일모델에 관해 세세히 파헤친 책이다. 장시정 총영사는 카타르 주재 대사와 오스트리아 주재 차석대사를 거쳐 현재 독일 함부르크 총영사로 근무하고 있는 36년 경력의 외교관으로 독일 전문가로 통한다. 베를린에서 정무담당 공사참사관을 지내고 한국국제협력단에 파견되어 국제협력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 책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논의가 무성한 요즘 독일사회와 독일모델로부터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에 대해 제시한다. 강단에서의 이론적 연구가 아니라 독일을 직접 생생하게 체험한 외교관의 눈으로 다루고 있어 주장이 한층 현실적으로 와 닿는다. 장 총영사는 “수차에 걸친 독일어권 근무로 독일의 정치, 경제, 사회에 걸쳐 나타나는 모델적 제도와 현상에 관심을 갖고 관찰한 끝에 이 책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국가 진로 설정에 기여하고자 하는 절실한 마음의 발
  • 이외수 “이명박·박근혜 정부 탄압에 죽음 직전까지”

    이외수 “이명박·박근혜 정부 탄압에 죽음 직전까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소설가 이외수(71)가 “이명박근혜 정부의 잔인하고 야비한 탄압 때문에 거의 죽음 직전까지 간 적도 있다”고 밝혔다. 이외수는 18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공포와 전율 때문에 날마다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외수는 “블랙리스트를 직접 보셨다는 고위직의 어떤 분께서 귀띔해준 내용”이라며 “선생님은 암적 존재이므로 매장될 때까지 압박하라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말을 듣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국정원이 국민의 세금 축내면서 생사람이나 잡는 기관이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조사 결과 원세훈 전 원장 재임 시절 국정원은 이외수 등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 82명을 퇴출대상으로 지목했다. 이외수는 2008년 진행을 맡은 MBC 라디오프로그램 ‘이외수의 언중유쾌’가 1년 만에 폐지되며 하차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伊도 반한 한강 소설… ‘말라파르테’ 문학상 수상

    伊도 반한 한강 소설… ‘말라파르테’ 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47)이 소설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의 권위 있는 문학상 ‘말라파르테’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로써 지난해 소설 ‘채식주의자’로 영국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은 2년 연속 권위 있는 국제문학상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됐다. 이탈리아 안사통신 등은 지난 13일(현시지간) 말라파르테 문학상 측이 올해 수상자로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집필한 한강을 선정했다고 전했다. 이 소설은 5·18 광주민중항쟁을 배경으로 계엄군에 맞서다 죽음을 맞게 된 중학생 동호와 주변 인물들의 운명을 그린 소설이다. 이탈리아에서는 14일 ‘아티 우마니’(Atti Umani·인간적 행위)라는 제목으로 일제히 출간됐다. 심사위원회는 한강의 신작이 현지에서 공식 출간되기도 전에 번역본을 미리 입수해 읽어본 뒤 그를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했다. 라파엘레 라 카프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심사위원장은 “살아 있는 이미지들이 독자의 구미를 당긴다. 소설을 다 읽을 때까지 손을 떼지 못하게 한다”고 작품을 평가했다. 이탈리아판은 한국어 원본이 아니라 영국의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의 영어 번역본을 이탈리아어로 옮겼다. 스미스는 한강의 또 다른 장편 ‘채식주의자’를 번역해 지난해 한강과 공동으로
  • 오바마보다 인기 많은 그녀,  미셸이 걸어온 길

    오바마보다 인기 많은 그녀, 미셸이 걸어온 길

    미셸 오바마/피터 슬레빈 지음/천태화 옮김/학고재/520쪽/2만원 재클린 케네디, 낸시 레이건, 바버라 부시, 힐러리 클린턴, 로라 부시, 미셸 오바마, 멜라니아 트럼프…. 우리나라 대통령 부인 이름보다 남의 나라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이름이 더 잘 떠오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한데, 아마도 그 존재감이 대통령 못지않아서일 것이다. 미셸 오바마가 특히 그렇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남편보다 호감도가 높았다. 무려 68%. 이미 남편을 넘어선 미국의 리더다. 시카고 흑인 노동자의 딸로 태어나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명문대에 진학한 모범생으로, 또 막대한 연봉을 받던 변호사 일을 때려치우고 사회 약자들을 위한 사회운동가, 탁월한 연설가로 열정적인 활동을 펼쳐 온 삶의 궤적을 좇을 수 있는 전기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위로가 필요한 당신, ‘무민 낙원’으로 오세요

    [그 책속 이미지] 위로가 필요한 당신, ‘무민 낙원’으로 오세요

    토베 얀손, 일과 사랑/툴라 카르얄라이넨 지음/허형은 옮김/문학동네/308쪽/2만 2000원 ‘무민 세계’를 창조한 핀란드 예술가 토베 얀손에게 ‘낙원 찾기’는 평생의 화두였다. 대중에게 알려진 그의 가장 유명한 낙원은 무민 골짜기였다. 그는 삶과 예술 모두에서 늘 자신만의 낙원 찾기에 골몰했다. 1930년대 작품들에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어울리는 환상의 세계를 거듭 들여보낸 것도 그 때문이다. 1940년 유화 ‘낙원’에서는 그림을 보는 이들에게 잠시나마 낙원을 선사해 주고 싶었던 예술가의 바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쟁 등 추악한 현실에서 도피하려고 빚어낸 무민 세계가 세계 독자들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줬듯, 그의 낙원은 “자유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이란 진리를 ‘시선의 평화’로 일깨워 준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中정보기관서 일한 작가, 암호와 첩보의 세계 풀다

    中정보기관서 일한 작가, 암호와 첩보의 세계 풀다

    암호해독자/마이자 지음/김택규 옮김/글항아리/420쪽/1만 4000원 군 특수정보기관에서 일하는 요원들의 삶은 어떨까.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봐 왔던 모습 말고도 내부자들만 알 수 있는 암호같이 비밀스러운 면이 있지 않을까. 17년간 중국군 정보기관에서 일한 특별한 경험이 있는 작가가 그곳에서 알게 된 전우들의 삶을 극적으로 그려 낸 소설이 나왔다. 영미권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모옌 이후 최고의 평가를 받는 마이자가 2002년 발표한 ‘암호해독자’다. 중국어판 제목이 ‘해밀’(解密)인 이 작품은 중국 소설로는 반세기 만인 2014년 펭귄 클래식에 선정되며 세계 35개국에서 번역·출간됐다. 암호와 첩보라는 장르 소설적 소재에 재미와 문학성을 겸비한 덕분에 서양에서도 주목한 작품이다. 책은 1950년대 중국 수학계의 총아로, 인공두뇌 분야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던 룽진전이 특수기관의 암호해독자로 발탁되면서 겪게 되는 굴곡진 인생을 그린다. 수학자의 요람으로 명성이 높은 N대학 수학과에 다니던 룽진전은 연구 활동에 매진하던 어느 날 특수기관 701의 암호해독처 처장의 방문을 맞는다. 뜻밖의 만남 이후 룽진전은 세상과의 인연을 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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