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문학
  • 죽음 앞에서 존엄을 지킬 수 있을까

    죽음 앞에서 존엄을 지킬 수 있을까

    우리의 죽음이 삶이 되려면/허대석 지음/글항아리/256쪽/1만 4000원 우리나라의 한 해 사망자 수는 28만여명(2016년, 통계청) 정도다. 이 가운데 약 75%는 의료기관에서 사망한다. 암 환자의 경우는 좀더 높다. 약 90% 정도가 병원에서 임종을 맞는다. 이는 환자 스스로 삶을 마무리하거나 가족과 함께 지내며 생애 마지막 시간들을 보내기보다 인공호흡기 같은 연명 장치에 의존해 병원 중환자실에서 보내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반면 건강보험공단 조사에 따르면 병원에서 임종을 원하는 국민은 16% 정도에 불과하다. 약 60%에 이르는 국민이 집에서 삶을 마무리하길 원한다. 바람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매우 큰 셈이다. 그렇다면 임종에 이른 이를 위한 연명의료는 어느 정도가 적정선일까. 죽음을 눈앞에 둔 이들이 자신의 삶을 거둘 시기와 장소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는 어느 정도여야 할까. 새 책 ‘우리의 죽음이 삶이 되려면’은 30년간 의료현장을 지켜온 저자가 이 같은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담고 있다. 보다 정확히는 해법의 제시보다 사회적 논의의 발화점을 지향하고 있다는 게 맞을 듯하다. 새달 4일 이후부터는 한국인의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 [그 책속 이미지] 마지막까지 내 곁에 있어줘

    [그 책속 이미지] 마지막까지 내 곁에 있어줘

    게르트너 부부의 여행/지뷜레 펜트 글·사진/이주민 역/120쪽/1만 7800원 게르트너 부부의 2008년 여름 여행은 지금까지 여행들과 조금 달랐다. 부인 엘케 게르트너가 치매를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편 로타어 게르트너는 부부의 여행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사진작가 지뷜레 펜트의 부탁을 흔쾌히 받아 줬다. 부부는 독일 남부 뮐바흐를 출발해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를 1년 정도 다녔다. 리투아니아 네무나스 강에서의 포옹처럼 아름다운 순간들이 필름에 담겼다. 엘케는 두 손을 꼭 모은 채 기도하듯 로타어의 품에 안겼고, 로타어는 그런 엘케를 더없이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마치 이 세상에 단둘만 있는 것처럼. 사진집 ‘게르트너 부부의 여행’(클)은 부부의 마지막 여행 기록으로 남았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온 지 두 달 뒤에 엘케가 뒤로 넘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쳤고, 2주 후 남편을 두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생전 엘케는 치매가 심해지면서 말하는 능력을 잃었고, 작은 수첩에 짧은 메모를 적어 건네는 식으로 남편과 소통했다. 엘케가 떠나고 남겨진 로타어가 메모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부인이 자신의 마음을 힘껏 담아 쓴 메모에는
  • 자연과 공생하는 경제모델 없을까

    자연과 공생하는 경제모델 없을까

    자연자본/제프리 힐 지음/이동구 옮김/여문책/1만 8000원 농작물 재배뿐 아니라 생태계 유지에 절대적인 가루받이 곤충 ‘꿀벌’의 경제적 가치는 14조 달러나 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4년 안에 멸종한다고 단언했다. 1㎢의 맹그로브숲은 300만 달러이고, 탄소의 사회적 비용을 기준으로 전 세계 숲은 2620억 달러 가치와 맞먹는다. 자연자본(Natural capital)은 금융자본, 물적자본, 인적자본 등 어떤 형태의 자본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돈’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영국 태생의 환경경제학자 제프리 힐은 환경 문제는 철저하게 경제적인 문제임을 지적한다. 인간이 자연의 가치를 과소평가하면서 자연과 인류의 공생은 무너져 내렸고, 이는 오롯이 인간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대표적인 게 미세먼지 같은 ‘외부효과’다. 누군가의 행동이 제3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비용이나 편익의 측면에서 분석한 경제학 용어로, 공해 같은 게 외부비용을 초래하는 전형적 외부효과에 해당된다. 인류는 그동안 경제성장을 위한 일정 부분의 환경 파괴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지금 경제를 굴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염된 공기를 우리가 마시고 있다.
  • [책꽂이]

    [책꽂이]

    한나 아렌트의 생각·중세의 아름다움 (각 김선욱·김율 지음, 한길사 펴냄) 출판사 한길사가 짧은 글에 익숙한 독자를 위해 철학, 미술, 종교, 과학, 음악 등 다양한 주제를 압축적으로 소개하는 교양도서 시리즈 ‘마이 리틀 라이브러리’의 일환으로 선보이는 책. 각각 독일 출신 유대인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정치사상과 중세미학의 고유한 특징에 대해 개괄적으로 정리했다. 각 188·236쪽. 각 1만 3000원·1만 4000원. 한 길 사람 속·나를 닮은 목소리로 (박완서 지음, 문학동네 펴냄) 박완서 작가 7주기를 맞아 1990년대 출간된 산문집 2권을 재편집했다. 각각 작가가 유럽, 아프리카 등을 여행하면서 쓴 글들과 일상에서 느끼는 삶에 대한 통찰, IMF 위기 이후 위축된 젊은이들에게 더 힘든 시기를 겪어본 어른으로서 건넨 위로가 담겼다. 각 376·236쪽. 각 1만 4500원·1만 3500원. 스웨덴 일기 (나승위 글, 파피에 펴냄) 2009년 우연한 기회에 가족과 함께 스웨덴으로 이주하여 9년째 살고 있는 저자가 운전면허증 취득, 응급실, 성교육, 교육 철학, 여성의 사회 활동, 명절 등 스웨덴 생활기를 통해 세계 최고 복지 국가의 빛과 그림자를
  • 그리움·감사·희망을 노래하다

    그리움·감사·희망을 노래하다

    사랑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장석영 지음/인간과문학사/219쪽/1만 2000원 언론사 논설위원을 역임하고 한국체대 사회체육대학원 초빙교수로 근무한 시인이 그동안 잡지 등에 발표한 100편가량의 시를 모아 발간한 첫 시집이다. 시인의 가슴은 늘 겨울과 봄 사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의 시들은 세상의 모든 것을 처음 대하는 어린아이의 시선처럼 맑고 순수하다. 자연의 변화를 관찰하며 흘러간 시간에 대한 그리움과 일상에 대한 감사, 그리고 희망을 서정적으로 노래한다. 기독교 사상을 바탕으로 한 사랑의 정신을 모티프로 삼고 있는 시인의 노래는 한편으로는 신에게 바치는 기도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헤이리 예술마을 20년의 여정

    헤이리 예술마을 20년의 여정

    헤이리 두 사람의 숲/이상 지음/가갸날/304쪽/1만 5800원 경기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이 조성되기 시작한 지 20년이 됐다.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창작과 주거에서부터 문화예술의 생산과 소비 전 영역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공동체는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 헤이리 마을 만들기가 처음 시작될 때부터 10년 넘게 사무국 책임자로 일한 저자는 회원을 모으고 청사진을 다듬고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헤이리 마을이 걸어온 길을 하나하나 기록했다. 지난 여정을 반추하며 헤이리가 우리 사회의 공적 자산으로 문화예술의 중심성을 회복하기를 기원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정치와 권력, 극장의 욕망 깨우다

    정치와 권력, 극장의 욕망 깨우다

    극장, 정치를 꿈꾸다/이상우 지음/테오리아/392쪽/1만 9000원 신상옥 감독은 이광수 소설 ‘꿈’을 원작으로 1955년 동명 영화 ‘꿈’을 제작한다. 신 감독은 12년 뒤인 1967년, 또다시 영화 ‘꿈’을 만든다. 1967년 작품은 극작가 오영진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했다. 1955년 작품보다 분량이 24분 정도 늘고, 새로운 주변 인물이 몇 명 추가된 점 외에 달라진 점은 크게 없었다. 신 감독은 왜 영화 ‘꿈’을 두 번이나 만들었을까. 1955년 영화 개봉 이후 10여년간은 ‘한국 영화의 황금기’로 불린다. 1955년 15편에 불과했던 영화제작 편수는 1968년 200편을 넘었다. 서울 지역 영화관은 이 기간 19개에서 95개로 크게 늘었다. 황금기의 한복판에 신 감독이 있었다. 1966년 한국 최대 규모의 안양영화촬영소를 인수해 거대 제작자로 입지를 굳히던 차였다. 외국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던 그는 그 발판으로 오영진의 시나리오를 원했다. 이병일 감독은 1956년 오영진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로 영화 ‘시집가는 날’을 만들었는데, 이 영화로 이듬해 아시아영화제 특별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사상 첫 해외영화제 수상작이었다. 신 감독은 오영진의 시나리
  • 세기의 철학자들, 폭력을 묻고 답하다

    세기의 철학자들, 폭력을 묻고 답하다

    세기의 철학자들 폭력을 말하다/브래드 에번스 외 지음/로버트 브라운 외 그림/고은주 옮김/다른/136쪽/1만 4000원 ‘현대 철학의 거장’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이 2004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다. 당시는 부시 정부 시절로 미국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외국인들에게 전자 지문 날인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미국 방문을 거부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아감벤에 따르면 지문 날인은 ‘생체정치적 문신 새기기’다. 과거 독일 나치가 아우슈비츠 포로들을 등록하고 관리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식으로 몸에 문신을 새겨 넣었다는 것. 그래서 아감벤은 말한다. “미국이 강요하는 생체정치적 문신은 선량한 미국 시민의 신분 등록 절차의 전 단계가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지문 날인을 받아들여선 안 됩니다.” 아감벤의 견해는 ‘대중이 국가 폭력에 어떻게 저항할 수 있는가’에 관한 생각의 뿌리를 제공해 준다. 폭력은 눈에 보이는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도처에 존재한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핵위협, 유대인 학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테러뿐 아니라 혐오와 서열 매기기 등 인간의 존엄성을 갉아먹는 다양한 형태의 폭력이 존재한다. 책은 폭력의 문제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탐욕적 인간 행위의 결과물 ‘미세먼지’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탐욕적 인간 행위의 결과물 ‘미세먼지’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한반도의 하늘은 연일 잿빛이다. “몇 년 있으면 방독면 쓰고 다니는 사람도 있겠어”라는 농담이 객쩍은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요즘이다.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무료’라는 대책을 내놓았고, 이에 어떤 자치단체장은 ‘왜 헛돈을 쓰냐’며 트집을 잡았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호흡 공동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놓으며 정쟁 말고 무엇이라도 함께 실천하자고 일침을 가했다. 미세먼지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그래서 어떤 이는 ‘중국 탓’만 하고, 다른 사람은 국내 발생 요인도 적지 않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환경운동을 해 온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 박병상 소장의 책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야기’에서는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한·중 합작’으로 지목한다. “중국 동부 해안의 산업 단지와 핵발전소를 지나는 미세먼지는 편서풍을 타고 산성비뿐 아니라 중금속과 방사성물질까지 몰고” 한반도로 진출한다. 서해안 넓은 갯벌이 시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문제는 지난 수세기의 세월 동안 삶의 터전이었던 갯벌을 매립하고 거기에 화력발전소를 가득 채워 놓은 것이다. 이 화력발전소에서 얼마나 많은 미세먼지가 배출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미세
  • 편견·차별 속에서…세상 바꾼 열혈 여기자

    편견·차별 속에서…세상 바꾼 열혈 여기자

    넬리 블라이의 세상을 바꾼 10일·넬리 블라이의 세상을 바꾼 72일/넬리 블라이 지음/오수원·김정민 옮김/모던아카이브/각 208쪽·304쪽/각 1만 3000원·1만 4000원 “중국을 비롯해 역사가 오래된 일부 국가에서는 여자아이를 죽이거나 노예로 판다. 쓸모가 없어서다. 우리도 언젠가 그럴 날이 올지 누가 알겠는가?” 1885년 1월 미국 일간지 피츠버그 디스패치에 문제의 한 칼럼이 실렸다. ‘여자아이가 무슨 쓸모가 있나’라는 제목의 이 글에는 여자아이들은 오직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는 데 집중해야 하기에 직장에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성차별적인 발언들이 담겨 있다. 이에 분노한 익명의 독자가 신문사에 반박문을 보내왔다. 신문에 공지문을 실어 이 독자를 찾아낸 조지 매든 편집장은 그녀에게 정식으로 칼럼을 써보라고 제안한다.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했던 시대에 할 말이 많았던 그녀는 보수적인 칼럼니스트의 글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여성도 얼마든지 남성만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똑똑하고 젊은 남성들을 모집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똑똑하고 젊은 여성들을 일자리로 끌어들여야 한다. 이들을 수렁에서 건지고,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오를 수 있도록 밀어줘라. 그
  • ‘박종철출판사’ 들어보셨나요

    ‘박종철출판사’ 들어보셨나요

    1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에는 박종철 열사의 죽음을 다룬 영화 ‘1987’이 한창 상영 중이었다. 영화를 보러 온 이들 가운데 이 건물 7층에 박종철 열사 이름을 딴 ‘박종철출판사’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었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고인의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출판사는 그 관심을 비켜나 29년째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 박종철출판사는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생이었던 고인과 함께 학생운동을 했던 동아리 선후배들이 주축이 돼 1989년 설립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사무실을 얻었다가 여러 곳을 거쳐 현재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대표는 박종철 열사 1년 선배였던 김태호씨다. 애초 출판사를 세운 뒤 출판사 이름을 정하지 못했는데, 1987년 사건 이후 출판사 상호 이름도 정해졌다. 김 대표는 “‘종철이의 이름을 한번이라도 더 돌아볼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에서 출판사 이름으로 지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판사 대표 서적으로 1997년 출간한 ‘칼 맑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저작 선집’(전 6권)을 들 수 있다. 김 대표는 “출판사를 연 뒤 동독 공산당이 6권짜리 책을 냈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시 마르크스와 엥겔스에 대한
  • 출판사의 파격 실험

    출판사의 파격 실험

    출간 전 구독 희망자 온라인 모집 월간 정여울 ’ 1년간 발간하기로 독자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출판계의 새로운 실험이 눈에 띈다. 그저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고 독자들이 알아서 읽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광장에서 긴밀하게 만나고 있다. 출판사 천년의상상이 문학평론가이자 작가인 정여울과 한 달에 한 번씩 책을 선보이는 파격적인 프로젝트 ‘월간 정여울’을 시작했다. “무겁다고 깊이가 있는 것도, 가볍다고 깊이가 바래는 것도 아닐 텐데 마냥 책이란 물성은 무거워야 한다고 생각했던 건 아닌지” 의문을 품었다는 천년의상상은 깊이는 간직하되 독자에게 가볍게 다가갈 방법을 고민한 끝에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 ‘똑똑’, ‘콜록콜록’, ‘어슬렁어슬렁’, ‘덩실덩실’ 등 12개의 의성어와 의태어를 주제로 다양한 글을 엮는다. 출판사는 출간 전 온라인 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에서 1년간 책을 받아 볼 정기구독자를 모집했다. 독자들은 매달 중순쯤 책과 함께 이 책에 참여하는 화가의 그림 인쇄본을 받아 본다. 선완규 천년의상상 대표는 “깊이 있는 내용을 서술한 책과 호흡이 점점 짧아지는 세상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지 고민이
  • 한센인 시각으로 재조명 ‘소록도 100년, …’ 출간

    국립소록도병원은 개원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한 소록도 100년사 집필·편찬 사업을 마무리해 ‘소록도 100년, 한센병 그리고 사람, 백년의 성찰’을 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100년사는 역사편과 의료편 2권으로 구성됐고 사진집도 따로 발간했다. 역사편은 기존에 발간된 소록도 80년사를 토대로 하면서 한센인의 시각에서 과거를 재조명했다. 의료편은 국제 한센병 정책의 흐름, 병원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주체와 제도의 변화, 치료약의 발전 과정 등을 서술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유일한 유고작 장편소설  ‘당신의… ’ 출간

    유일한 유고작 장편소설 ‘당신의… ’ 출간

    ‘당신의 아주 먼 섬’은 정미경 작가의 유족이 집필실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책더미 속 박스에서 발견한 원고를 책으로 낸 것이다. 다른 원고들은 작가가 세상을 떠나기 전 출판사에 넘겨졌거나 임시 계약한 상태였지만, 이 원고는 작가의 남편인 김병종 화백이 발견했다. 책의 발문에서 이 소설을 ‘작가 정미경의 진정한, 그리고 유일한 유고작’이라고 밝힌 김 화백은 “미완의 원고를 그 상태 그대로 출판사에 넘겨준 걸 안다면 천국에서 섭섭해할 거라는 생각 때문에 우물쭈물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인생 자체가 미완이다. 미완은 미완인 채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책을 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책은 남도의 어느 작은 섬에 얽힌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섬을 떠났으나 떠나지 못하는 이들의 드라마를 세심하고 따뜻하게 그려냈다. 오래전 자신이 나고 자란 섬을 떠나 예술가로서의 성공만을 좇는 연수, 섬에 귀향해 살고 있는 연수의 어린 시절 친구 정모, 불의의 사고로 친구 태이를 잃고 방황하는 연수의 고등학생 딸 이우 등 나름대로 희망을 쥐고 사는 사람들의 간절함이 담겼다. 치밀한 관찰력으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이면과 인물의 위선을 냉정한 시선으로 묘파했던 그간의 작품과는 달리 외
  • “채식주의자 오역? 창조적이지 않은 번역은 없다”

    “채식주의자 오역? 창조적이지 않은 번역은 없다”

    텍스트 왜곡·누락 등 잇단 논란에 “문자 그대로 옮긴 번역 있을 수 없어 작가도 자신 고유의 톤 포착 인정” “제가 번역한 영역본 ‘채식주의자’가 물론 한국어 원작과 완전히 다른 작품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 볼 때 전적으로 옳습니다. 간단하게는 문자 그대로 옮긴 번역 같은 것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창조적’이지 않은 번역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소설 ‘채식주의자’ 번역으로 2016년 맨부커인터내셔널상을 작가 한강과 공동 수상한 영국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가 국내에서 제기된 오역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오는 19~22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대회 국제인문포럼’에 초청된 스미스는 20일 서울대 두산인문관에서 열리는 ‘언어와 문화다양성’ 섹션에서 ‘우리가 번역에 관해 이야기할 때 말하는 것들’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미리 공개된 발표문에 따르면 스미스는 “그 어떤 두 언어에서도 문법이 정확히 일치하는 경우는 없으며, 단어 역시 각기 다르고 심지어 구두점조차도 서로 다른 무게를 지니고 있다”면서 “(번역에 있어서) 차이, 변화, 해석은 완벽하게 정상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충실함에 정확히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미스의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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