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 덮친 코로나 팬데믹… 언어·문화·역사까지 사라지나
코로나19에 걸린 아마존 원주민 부족 지도자인 아리타나 야와라피티(71)는 남은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했다. 그는 야와라피티어 등 원주민 5개 언어에 능통하지만, 부족에 급습한 코로나에 그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아들 타피(42)를 빼고 2명밖에 남지 않았다. 이들 모두 70대의 고령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세계를 휩쓸면서 지구촌 소수 언어가 심각한 멸종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가뜩이나 이들 언어는 세계화와 도시 개발, 영어를 비롯한 주요 언어의 헤게모니에 밀려 고대부터 이어져 온 명맥 유지에 위협받고 있지만, 코로나로 고령의 화자들이 스러지면서 언어 전승의 고리마저 급속히 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언어학자들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6800개 언어 중 3분의1 이상이 곧 소멸될 위기에 처해 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600개에 이르는 언어는 현재 심각한 사멸 위협을 받고 있고, 이 중 150여개 언어는 구사하는 이가 10명 이하에 불과하다. 이번 세기 말까지 상당수의 언어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페루, 브라질 등 남미의 열대우림을 비롯해 인도, 중국의 소수민족 언어가 위기 대상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