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둘 임성재, 마스터스 흔들었다

스물둘 임성재, 마스터스 흔들었다

최병규 기자
입력 2020-11-16 22:16
수정 2020-11-17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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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준우승… 亞 최고 성적

첫 출전서 대회 최다 버디·최소 퍼트
2004년 최경주의 3위 기록 뛰어넘어
상금 11억… 세계랭킹 18위로 급상승
임 “예선통과가 목표였는데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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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가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제84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4라운드 7번홀 팅그라운드에서 힘차게 샷을 휘두르고 있다. 아시아 국적 선수 최초로 마스터스에서 준우승한 임성재는 이번 대회 최다 버디와 최소 퍼트 수를 기록했다. 오거스타 로이터 연합뉴스
임성재가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제84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4라운드 7번홀 팅그라운드에서 힘차게 샷을 휘두르고 있다. 아시아 국적 선수 최초로 마스터스에서 준우승한 임성재는 이번 대회 최다 버디와 최소 퍼트 수를 기록했다.
오거스타 로이터 연합뉴스
아시아 국적의 선수로는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사상 처음으로 신인상을 받은 22세 청년 임성재가 이번에는 ‘골프 명인’들만 모인다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준우승을 신고했다. ‘마스터스의 개척자’로 불리는 최경주(50)의 역대 최고 성적(2004년 3위)을 뛰어넘었다.

임성재는 16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75야드)에서 막을 내린 제84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타를 줄여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대회를 마쳤다. 캐머런 스미스(호주)와 나란히 리더보드 최상단 바로 밑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랭킹 1위인 우승자 더스틴 존슨(미국·20언더파 268타)에는 5타 뒤졌다.

임성재는 상금 101만 2000달러(약 11억 2000만원)와 함께 마스터스에서 준우승한 최초의 아시아 국적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1934년 시작해 올해까지 84차례(제2차 세계대전 기간 3년 제외) 치른 이 대회에서 아시아 선수의 최고 성적은 2004년 최경주가 기록한 3위다.

임성재는 3라운드까지 성적을 토대로 마지막 라운드에 배정하는 ‘챔피언조’에 처음으로 배정돼 우승 기대를 낳았다. 생애 처음 출전한 이 대회에서 전 세계 골프팬이 TV로 지켜보는 이른바 ‘방송조’에서 세계랭킹 1위 존슨, PGA 투어 2승의 스미스와 동반 플레이에 나선 랭킹 25위의 임성재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조차 ‘셉튜플 보기’(기준 타수보다 7타 더 친 타수)의 대참사를 겪은 ‘아멘 코너’(11~13번 홀)에서도 버디를 기록하는 등 침착함과 경기력으로 오거스타를 공략했다.

준우승에 그쳤지만 임성재의 ‘진화’는 진행형이다. 그는 나흘 동안 출전 선수 중 가장 많은 24개의 버디를 기록했다. 퍼트 수는 102개로 가장 적었다. 우승자 존슨보다 버디는 20개나 많았고 퍼트 수는 15개 적었다. 다만 보기도 9개를 범해 타수를 까먹었다. 존슨은 나흘 동안 보기 4개에 그쳤다.

임성재는 “마스터스는 처음 출전이라 목표는 예선 통과였다”며 “1, 2라운드를 상위권에 있으면서 자신감이 생겼는지 이렇게 공동 2위로 마무리해 오늘이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며 기뻐했다.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오직 오거스타에서만 열리기 때문에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애 처음 출전해 준우승에다 각종 기록을 남긴 임성재에게 내년 대회가 벌써 기다려지는 이유다. 자신이 약속한 ‘양념갈비 디너’를 역대 챔피언에게 대접할 날도 멀지 않았다. 임성재는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도 7계단 높은 18위로 뛰어올랐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20-11-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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