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 칩 인 3번… 이미림, 한국선수 여섯 번째로 ‘호수의 여왕’
LPGA ‘ANA인스퍼레이션’ 역전승첫 메이저 정상… 6번·16번홀 ‘칩 인 버디’
18번홀 12m 결정적 ‘칩 인 이글’로 연장
이미림 “나도 못 믿어… 운이 따라준 우승”
소문난 연습 벌레… 손목 부상 달고 살아
‘챔피언 호수’에 풍덩
이미림이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미션힐스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NA인스퍼레이션에서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한 뒤 ‘챔피언 호수’에 뛰어들고 있다.
캘리포니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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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2타를 줄여야만 연장에라도 들어갈 확률이 높은 상황. 부담이 앞설 만도 했지만 이미림은 예의 무심한 표정으로 칩샷을 올렸다. 칩샷은 어프로치 샷의 일종으로 장애물이 없는 환경의 50m 이내 그린 주변에서 탄도를 낮게 해 홀을 직접 공략하는 샷이다. 골프채를 떠난 공은 두 차례 그린에 튕기더니 6m 남짓을 데구르르 굴러 깃대를 맞히고는 홀로 툭 떨어졌다. ‘칩 인 이글’. 단박에 2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5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이미림은 뒷조의 넬리 코르다(미국)와 브룩 헨더슨(캐나다)이 동타를 이루자 연장에 돌입했다.
14일(한국시간)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메이저 트로피를 앞에 두고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이미림.
캘리포니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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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18번홀 칩샷이 LPGA 투어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의 결정적인 버팀목이 됐지만 이미림은 이날 6번홀과 16번홀(이상 파4)에서도 칩샷으로 버디를 잡아냈다. 하루에 ‘칩 인 버디’ 2개와 ‘칩 인 이글’ 1개. “하루에 두 번은 있었지만 칩샷 성공 3개는 오늘이 처음이다. 나도 믿지 못하겠다”면서 “운이 따라준 우승”이라고 몸을 낮춘 이미림이지만 그는 소문난 ‘노력파’다.
그러나 너무 많은 연습량 탓에 왼손목 부상을 달고 살았다. 2016년 US오픈 1라운드 단독선두로 나섰을 때나 같은 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준우승했을 때도 기자회견에서 ‘손목은 완쾌됐느냐’는 질문을 받아야 했다. 그는 올해 국내 훈련 중에도 6~7㎏을 감량하는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고, 그 보상을 메이저 우승컵으로 받았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20-09-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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