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놀란 KPGA… 쏟아지던 버디도 가뭄에 콩 나듯

강풍에 놀란 KPGA… 쏟아지던 버디도 가뭄에 콩 나듯

최병규 기자
입력 2020-08-06 20:42
수정 2020-08-0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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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권대회 1라운드서 오전 내내 바람
페어웨이·러프도 험악… 언더파 22명뿐
59세 최고령 김종덕 “일본 코스 빼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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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
김종덕
“이 정도면 꼭 일본 코스네요, 그린이 무른 것 빼고는 일본 대회장에 와 있는 것 같아요.”

김종덕(59)은 6일 경남 양산 에이원 골프장(파72)에서 시작된 제63회 KPGA 선수권대회에 출전한 156명 가운데 최고령 선수다. 가장 어린 김민규(19)보다 무려 40살 위다. 일본 시니어 투어가 주무대지만 코로나19 탓에 오가는 길이 막혀 1998년 챔피언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KPGA 선수권 우승자는 영구 출전권이 있다.

10번홀에서 시작, 전반홀을 마치고 1번홀 티박스에서 만난 김종덕은 “간밤에 내린 비로 부드러워진 그린을 빼면 길게 기른 러프나 좁디좁은 페어웨이 등이 꼭 일본 코스를 빼닮았다”면서 “메이저대회답게 변별력을 강조한 흔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사실 올 시즌 코리안투어 개막 이후 3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선수들은 업다운이 거의 없는 코스와 얌전한 날씨 덕에 ‘호사’를 누렸다. 개막전 부산경남오픈 첫날에는 무려 667개의 버디가 쏟아져 1라운드 역대 두 번째 최다를 기록했다. 이글도 12개나 나왔다. 당시 김태연 KPGA 경기위원장은 “해외파 등 출전 인원이 대폭 늘어나면서 순조롭게 라운드를 마치기 위해 핀 위치 등 난도를 쉽게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는 이날 “가장 오래된 대회의 전통에 걸맞은 코스로 세팅했다”고 입장을 확 바꿨다. 대회 코스는 폭이 20m에도 못 미치는 좁은 페어웨이, 길이 10~15㎝의 발목까지 차오르는 러프로 선수들을 괴롭힐 준비를 마친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언더파를 친 선수는 22명에 불과했다. 버디는 355개, 이글도 가뭄에 콩 나듯 4개에 그쳤다. 종일 불어댄 강풍은 덤이었다. 이븐파 공동 23위로 ‘무사히’ 첫날을 마친 김종덕은 “바람이 마치 소나기처럼 일정한 간격 없이 불더라. 센 데다 방향까지 종잡을 수 없어 아주 애를 먹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그는 시니어 투어에 데뷔한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더욱이 최고령으로 컷을 통과할 기회를 맞았다. 강경남(37)은 4언더파 선두로 나서 2017년 이후 투어 11승째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양산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20-08-0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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