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파티’는 끝 ‥ 돌변한 KPGA 코리안투어

‘버디 파티’는 끝 ‥ 돌변한 KPGA 코리안투어

최병규 기자
입력 2020-08-06 15:19
수정 2020-08-0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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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회 KPGA 선수권대회 출전자들 난도높인 코스와 강풍에 혼쭐

“이 정도면 일본 코스 생각 나는데요, 그린이 좀 무른 것 빼고는 일본 대회장에 와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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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KPGA 시니어투어 베테랑 김종덕이 6일 경남 양산 에이원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GA 선수권대회 첫 날 16번홀에서 티샷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KPGA 제공]
지난해 KPGA 시니어투어 베테랑 김종덕이 6일 경남 양산 에이원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GA 선수권대회 첫 날 16번홀에서 티샷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KPGA 제공]
김종덕(59)은 6일 경남 양산 에이원 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올린 제63회 KPGA 선수권대회 출전 156명 가운데 최고령 출전자다. 가장 어린 김민규(19)보다 무려 40살 위다. 일본 시니어 투어가 주무대지만 코로나19 탓에 오가는 길이 막힌 데다 1998년 챔피언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KPGA 선수권대회 우승자에게는 영구 출전권을 부여한다.

나란히 두 차례씩 우승 경험이 있는 신용진(56), 박노석(53) 등 ‘후배 노장’들과 10번홀에서 1라운드를 시작, 전반홀을 마치고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만난 김종덕은 “간밤에 내린 비 때문에 부드러워진 그린을 빼면 길게 기른 러프나 좁디 좁은 페어웨이 등이 꼭 일본 코스를 빼닯았다”면서 “메이저대회답게 변별력을 강조한 흔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사실 올 시즌 개막 이후 3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선수들은 업다운이 거의 없는 코스와 얌전한 날씨 덕에 ‘호사’를 누렸다. 개막전인 아라미르 부산경남오픈 첫 날에는 무려 667개의 버디가 쏟아져 1라운드 역대 최다 갯수를 기록했다. 이글도 12개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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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성이 6일 경남 양산 에이원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GA 선수권대회 첫 날 3번홀 페어웨이 벙커에서 공을 탈출시키고 있다.[KPGA 제공]
김형성이 6일 경남 양산 에이원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GA 선수권대회 첫 날 3번홀 페어웨이 벙커에서 공을 탈출시키고 있다.[KPGA 제공]
당시 김태연 경기위원장은 “해외파까지 가세해 출전 인원이 대폭 늘어나면서 일몰 이전에 경기를 제대로 마치기 위해 핀 위치 등 난도를 쉽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가장 오랜 전통에 걸맞은 코스로 세팅했다“고 입장을 확 바꿨다.

바닷가를 휘어감는 앞선 3개 대회와는 달리 산악에 조성한 이 코스는 두 달 동안 폭이 20m에도 못미치는 좁은 페어웨이, 길이 10~15㎝의 발목까지 차오르는 러프로 선수들을 괴롭힐 준비를 마친 터였다. 오후 2시 30분 현재 언더파를 친 선수는 17명 뿐이었다. 이글도 가뭄에 콩 나듯 3개에 그쳤다. 그러나 코스보다 더 괴롭힌 건 오전 내내 미친듯이 불어댄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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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상이 6일 경남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63회 KPGA 선수권대회 1라운드 18번홀 물에 빠진 공을 그대로 쳐내며 불보라를 일으키고 있다. [연합뉴스]
홍순상이 6일 경남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63회 KPGA 선수권대회 1라운드 18번홀 물에 빠진 공을 그대로 쳐내며 불보라를 일으키고 있다. [연합뉴스]
버디와 보기 2개씩을 맞바꿔 무사히 이븐파 20위권으로 첫 날을 마친 김종덕은 “바람이 마치 소나기처럼 일정한 간격이 없이 불어대더라. 세기도 세기려니와 방향까지 종잡을 수 없어서 아주 애를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3개 대회 만에 제대로 된 메이저 코스에 나선 ‘10대 돌풍’의 주역 김민규는 이 탓에 같은 시각 전반 9개홀을 4오버파로 마쳐 자칫 컷 탈락까지 걱정하게 됐다.

양산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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