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 1라운드 벙커 드롭 논란
매년 말 골프규칙 개정판을 펴내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지난 2017년 골프 룰을 일부 개정했다. 핵심은 두 가지다. TV 시청자나 갤러리의 위반 제보를 받지않겠다는 것, 또 하나는 해당 위반 상황에 벌타가 따른다는 것을 몰랐다면 잘못된 스코어카드에 사인을 해서 제출했더라도 실격 조치 없이 원래 벌타만 매긴다는 것이다.김효주가 지난 11일 KLGPA 투어 아이에스 부산오픈 1라운드 5번홀에서 두 번째 샷이 벙커 턱에 박히자 손으로 집어 자신의 캐디에게 공을 건네고 있다. [KLPGA 제공]
그러나 ‘선수 자신이 인지하지 못한 실수에 대한 처벌은 실격없이 벌타로 족하다’는 이 규정은 이후로도 논란에 휘말렸다. 잘못이 드러나도 “정당한 플레이로 알았다. 위반인 줄 몰랐다”고 우기면 어쩔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골프는 규칙 준수를 플레이를 하는 선수 자신에게 맡기는 유일한 스포츠다. 그러나 맡기되 처벌은 가혹하다. 2005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 팜데저트에서 열린 LPGA 투어 삼성월드챌린지에서 데뷔전을 치른 미셸 위(미국)도 공을 드롭하는 과정에서 ‘오소 플레이’를 한 것이 뒤늦게 밝혀져 다음날인 최종 라운드 직전 경기에 나서지도 못하고 가차없이 실격됐다.
김효주가 지난 11일 KLGPA 투어 아이에스 부산오픈 1라운드 5번홀에서 벙커에 빠진 공을 드롭한 뒤 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이 시청자는 ‘드롭(벌타를 받거나 면제받은 뒤 공을 손으로 집어 안전한 위치에 떨구는 행위)’은 골프채로 한 개 길이 이내의 거리에서 해야 하는데, 김효주는 두 클럽 거리에서 했다며 이는 ‘오소 플레이’에 해당하고, 이에 대한 2벌타를 적어내지 않았기 때문에 스코어카드 ‘오기’로 실격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KLPGA는 김효주에게 벌타는 매기되 실격시키진 않았다.
최 경기위원장은 “김효주는 물론 동반자였던 이소영, 김민선도 위반 행위인 줄 몰랐다고 했다”고 전하면서 “김효주에게 실격 대신 오소플레이에 대한 벌타인 2타를 오늘 친 타수에서 빼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7년 이전이었다면 실격이었지만 지금은 ‘톰슨법’이 시행된 지 3년이나 흘렀다. 김효주는 톰슨법의 혜택을 본 첫 한국인 선수가 됐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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