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바람에 토머스·임성재 1오버파 부진
김시우·안병훈 선두권…토종 챔피언 도전
37세 리비, ‘수비 골프’로 통산 2승 시동
바람의 세기를 구분한 ‘뷰퍼트 풍력계급표’에 따르면 초속 12m의 바람은 12단계 가운데 6등급으로 중간 세기의 바람이다. 큰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우산을 받치기 힘든 정도의 이 바람은 우리말로는 ‘된바람’으로 불린다.
골프장에서 이 된바람은 어느 정도일까. 그린에 가만히 올려진 골프공이 스스로 굴러가기 직전의 세기다. 지난 4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2라운드가 열린 롯데스카이힐 제주클럽에는 초속 15m의 강풍이 종일 불어대 결국 경기가 취소됐다. 당시 그린 위 깃대가 활처럼 휘는 모습이 바람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18일 제주 중산간에 자리잡은 나인브릿지 제주 골프클럽에서 막을 올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 1라운드는 롯데 대회에 버금가는 강한 바람으로 선수들이 혼쭐이 났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코리안 브러더스’ 김시우(23)와 안병훈(27)은 선두권에 이름을 올려 두 대회 만에 한국인 챔피언의 탄생을 예감케 했다.
김시우는 초속 12m의 된바람이 불어댄 이날 버디 6개를 뽑아내고 더블보기와 보기 1개씩을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4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선 체즈 리비(미국)에 1타 뒤진 공동 2위다. 어니 엘스(남아공), 지난 대회 준우승자 마크 리슈먼(호주)과 1번홀에서 출발한 김시우는 2번홀(파3) 바람에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페어웨이를 벗어난 데다 3퍼트까지 겹치는 통에 더블보기를 범했지만 3번홀(파5) 첫 버디를 시작으로 곶감 빼먹듯이 타수를 줄여나가 2위 그룹에 합류했다.
김시우는 “2번홀 바람을 제대로 읽지 못해 더블보기를 범했지만 그 뒤 버디가 쌓이면서 자신감도 올라 안정적으로 경기를 했다”면서 “11번홀(파4)에서는 뒷바람 덕에 드라이버 티샷이 그린 바로 앞까지 가 쉽게 버디로 마무리하는 등 바람 덕도 봤다”고 말했다.
안병훈은 버디 4개를 뽑아내 한때 선두로 나섰지만 후반 두 홀에서 두 차례 3퍼트로 타수를 까먹는 바람에 공동 4위로 마쳤다. 그는 “전반에는 보기 없이 잘 쳤는데 후반에는 바람이 더 강해져셔 샷이 부정확해졌다”면서도 “파 세이브도 많이 했다. 이 정도 날씨에 2언더파로 마쳤으면 잘한 것 같다”고 스스로를 달랬다.
PGA 웹닷컴 투어 올해의 선수와 신인왕 트로피를 받은 ‘슈퍼 루키’ 임성재(20)는 바람에다 거물들과의 동반플레이가 주는 중압감이 겹쳐 1오버파 73타로 공동 33위에 그쳤다. PGA 투어 올해의 선수인 브룩스 켑카, 지난해 챔피언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와 함께 1라운드를 치른 임성재는 “초반 너무 긴장해 실수가 잦았지만 후반 들어 공격적인 플레이가 먹혔다”고 말했다. 켑카는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언더파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토머스는 1오버파 공동 33위로 다소 부진했다.
2008년 캐나다오픈 우승 이후 10년째 투어 통산 1승에 머문 37세의 리비는 강풍 속에서도 페어웨이 안착에 중점을 둔 ‘수비 골프’로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5개를 뽑아내는 등 베테랑의 면모를 과시하며 통산 2승째 만들기에 나섰다.
그는 “종일 바람이 강하게 불었지만 페어웨이 안착과 핀 공략에 중점을 뒀다”면서 “몇 차례 레귤러 온에 실패하기도 했지만 이를 모두 파로 막아냈다. 이게 당초 목표였던 이븐파보다 나은 스코어를 낸 원동력이었다”고 돌아봤다.
서귀포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김시우·안병훈 선두권…토종 챔피언 도전
37세 리비, ‘수비 골프’로 통산 2승 시동
저스틴 토머스가 18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막을 올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 나인브릿지’ 1라운드 10번홀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서귀포 연합뉴스
서귀포 연합뉴스
골프장에서 이 된바람은 어느 정도일까. 그린에 가만히 올려진 골프공이 스스로 굴러가기 직전의 세기다. 지난 4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2라운드가 열린 롯데스카이힐 제주클럽에는 초속 15m의 강풍이 종일 불어대 결국 경기가 취소됐다. 당시 그린 위 깃대가 활처럼 휘는 모습이 바람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18일 제주 중산간에 자리잡은 나인브릿지 제주 골프클럽에서 막을 올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 1라운드는 롯데 대회에 버금가는 강한 바람으로 선수들이 혼쭐이 났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코리안 브러더스’ 김시우(23)와 안병훈(27)은 선두권에 이름을 올려 두 대회 만에 한국인 챔피언의 탄생을 예감케 했다.
김시우는 초속 12m의 된바람이 불어댄 이날 버디 6개를 뽑아내고 더블보기와 보기 1개씩을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4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선 체즈 리비(미국)에 1타 뒤진 공동 2위다. 어니 엘스(남아공), 지난 대회 준우승자 마크 리슈먼(호주)과 1번홀에서 출발한 김시우는 2번홀(파3) 바람에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페어웨이를 벗어난 데다 3퍼트까지 겹치는 통에 더블보기를 범했지만 3번홀(파5) 첫 버디를 시작으로 곶감 빼먹듯이 타수를 줄여나가 2위 그룹에 합류했다.
김시우는 “2번홀 바람을 제대로 읽지 못해 더블보기를 범했지만 그 뒤 버디가 쌓이면서 자신감도 올라 안정적으로 경기를 했다”면서 “11번홀(파4)에서는 뒷바람 덕에 드라이버 티샷이 그린 바로 앞까지 가 쉽게 버디로 마무리하는 등 바람 덕도 봤다”고 말했다.
안병훈은 버디 4개를 뽑아내 한때 선두로 나섰지만 후반 두 홀에서 두 차례 3퍼트로 타수를 까먹는 바람에 공동 4위로 마쳤다. 그는 “전반에는 보기 없이 잘 쳤는데 후반에는 바람이 더 강해져셔 샷이 부정확해졌다”면서도 “파 세이브도 많이 했다. 이 정도 날씨에 2언더파로 마쳤으면 잘한 것 같다”고 스스로를 달랬다.
PGA 웹닷컴 투어 올해의 선수와 신인왕 트로피를 받은 ‘슈퍼 루키’ 임성재(20)는 바람에다 거물들과의 동반플레이가 주는 중압감이 겹쳐 1오버파 73타로 공동 33위에 그쳤다. PGA 투어 올해의 선수인 브룩스 켑카, 지난해 챔피언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와 함께 1라운드를 치른 임성재는 “초반 너무 긴장해 실수가 잦았지만 후반 들어 공격적인 플레이가 먹혔다”고 말했다. 켑카는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언더파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토머스는 1오버파 공동 33위로 다소 부진했다.
2008년 캐나다오픈 우승 이후 10년째 투어 통산 1승에 머문 37세의 리비는 강풍 속에서도 페어웨이 안착에 중점을 둔 ‘수비 골프’로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5개를 뽑아내는 등 베테랑의 면모를 과시하며 통산 2승째 만들기에 나섰다.
그는 “종일 바람이 강하게 불었지만 페어웨이 안착과 핀 공략에 중점을 뒀다”면서 “몇 차례 레귤러 온에 실패하기도 했지만 이를 모두 파로 막아냈다. 이게 당초 목표였던 이븐파보다 나은 스코어를 낸 원동력이었다”고 돌아봤다.
서귀포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8-10-1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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