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우즈처럼… 파5 홀마다 ‘버디 매직’

전성기 우즈처럼… 파5 홀마다 ‘버디 매직’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17-08-28 22:54
수정 2017-08-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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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US여자오픈 이어 캐나다 퍼시픽 오픈도 역전 우승

선두와 4타차 공동 12위로 출발버디 21개 중 파 5홀서 11개 낚아
마지막날 혼자만 4곳 모두 버디…전인지와 치열한 경쟁 끝 우승


朴 “오늘 실수 없이 모든 게 완벽 새달 에비앙 우승도 욕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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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캐나다 퍼시픽 오픈 정상… 한국, LPGA 5개 대회 연속 우승
박성현 캐나다 퍼시픽 오픈 정상… 한국, LPGA 5개 대회 연속 우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슈퍼 루키’ 박성현이 28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끝난 캐나디안 퍼시픽 오픈 4라운드에서 7타를 줄인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로 데뷔 2승째를 거둔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짜릿한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달 17일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투어 첫 승을 신고한 지 40여일 만에 두 번째 정상을 밟은 박성현은 올 시즌 연속으로 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린 5번째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고, 상금 33만 7500달러(약 3억 8000만원)를 보탠 시즌 상금 187만 8615달러(약 21억원)로 유소연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오타와 AP 연합뉴스
전성기 시절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의 우승 공식은 파5 홀의 버디였다. 그는 드라이버 티샷으로 300야드 이상을 보내고 3번 우드나 3번 아이언샷으로 2온 한 뒤 2퍼트로 버디를 쉽게 낚았다. 파5 홀이 ‘약속의 땅’이었던 셈이다. 누구나 아는 코스 전략이지만 드라이버 비거리와 트러블샷에 웬만한 자신감을 갖지 않고는 파5 홀의 버디 기회를 맞지 못한다.

‘남다른’ 박성현(24)이 28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 헌트&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에서 이러한 코스 전략으로 대역전승을 일궜다. 지난달 US여자오픈을 포함한 시즌 2승이 마지막날 역전 우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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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와 4타 차 공동 12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터에 역전할 수 있었던 배경엔 파5 홀 버디가 있었다. 최종합계 버디 21개 중 절반을 웃도는 11개를 파5 홀에서 낚았다. 특히 마지막날 기록한 버디 7개 중 4개를 파5 홀에서 쓸어담았다. 마지막날 파5 홀 4곳(6·9·10·18번홀)에서 모두 버디를 기록하기는 출전선수 중 박성현이 유일했다. 그는 장타를 활용해 2온에 성공하거나 두 번째 샷을 최대한 그린 앞까지 보내고 세 번째 어프로치샷으로 홀에 붙여 버디를 쉽게 낚았다. 이날만큼은 우즈가 부럽지 않았다.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쳤던 전인지(23)를 제치는 데 결정타였다. 박성현에게 2타 차까지 벌어진 전인지는 마지막 18번홀에서 이글을 시도했지만 두 번째 3번 우드샷이 벙커로 빠지면서 되레 1타를 까먹었다.

박성현의 드라이버 티샷 평균 비거리는 271.7야드로 전체 7위에 올랐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LPGA에서 모두 287개(전체 2위)의 버디를 낚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도 파 5홀은 그야말로 약속된 땅이었다. 2012년 데뷔한 그가 파5홀에서 올린 버디(279개)와 이글(11개)은 통틀어 290개에 이른다. 본격적으로 승수를 쌓기 시작한 2015년과 지난해에 집중됐다. KLPGA 통산 10승은 파5 홀의 남다른 성적 덕분이었다. 박성현은 “오늘 실수를 하지 않고 모든 게 완벽했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이번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지난달 14일 US여자오픈(박성현)을 시작으로 마라톤 클래식(김인경), 레이디스 스코티시오픈(이미향), 브리티시여자오픈(김인경)을 포함해 5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새로운 금자탑을 쌓았다.

2006년과 2010년, 2013년, 2015년 네 차례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해낸 역사를 뛰어넘은 것이다. 2015년 기록한 시즌 최다승(15승) 경신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미 LPGA 투어 23개 대회에서 절반이 넘는 13승을 올렸다. 관심은 다음달 14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올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 모아진다. 이번에도 한국 선수가 우승한다면 한 해에 메이저 4개 대회를 쓸어담는 ‘코리안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이미 ANA 인스퍼레이션(유소연)과 US여자오픈,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아쉽게 준우승한 박성현은 “(에비앙) 우승 욕심이 난다. 이번 대회의 샷이나 퍼트 감각을 잘 유지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7-08-29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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