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골프 ‘메이저 사냥꾼’ 이상희 “대상 타고 유럽 진출하겠다”

한국골프 ‘메이저 사냥꾼’ 이상희 “대상 타고 유럽 진출하겠다”

입력 2017-05-07 16:50
수정 2017-05-0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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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부친께 꽃다발…“카네이션 준비했지만 우승컵이 더 큰 선물”

“올해 한국프로골프투어에서 대상을 받으면 유럽프로골프투어에 진출할 수 있으니 대상을 목표를 뛰겠다.”

7일 한국프로골프 GS 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이상희는 2013년부터 일본에 진출해 이미 다섯 번째 시즌을 맞았다.

아직 우승은 없지만 준우승을 네 번이나 할만큼 일본투어에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스물다섯 살 이상희의 꿈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다.

그는 ‘PGA투어 페덱스컵 1위가 꿈’이라고 늘 말한다. 그만큼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욕심이 크다.

한국보다 일본을 주 무대로 삼은 것도 세계 무대로 나아가기가 더 수월하다고여겨서다.

그러나 이상희는 올해는 국내 무대에 더 집중할 생각이다.

한국프로골프투어 대상 수상자는 이듬해 유럽프로골프투어로 직행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마음을 바꿨다. 유럽투어는 PGA투어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상희는 “작년까진 일본 투어에 주력했지만 올해는 대상을 타서 유럽투어 직행 티켓을 잡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대회는 6개밖에 뛰지 않았던 이상희는 “상금이 큰 대회 위주로 10개 이상 출전하겠다”면서 “일본 투어와 병행하면서 10개 이상 대회를 참가하는 건 쉽지 않겠지만 대상을 목표로 뛰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랭킹 1위에 오른 이상희는 “목표로 잡은 대상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어 값지게 느껴진다”면서 “메이저급 대회는 모두 우승하는 것도 일생의 목표였는데 다음 목표는 한국오픈”이라고 말했다.

국내 통산 4승 가운데 3승을 메이저급 대회에서 일궈낸 이상희는 “메이저급 대회에 중점을 두고 철저하게 준비한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그는 “매 라운드 복기를 철저히 해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 체력도 안배한다. 4라운드에도 지치지 않도록 라운드가 끝나면 연습을 30분 이상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상희는 이번 대회에서 베테랑 하우스 캐디 조원희 씨에 백을 맡겼다.

작년 SK 텔레콤오픈 때도 하우스 캐디 덕을 봤던 이상희는 “매경오픈에서는 늘 (원희) 누나가 캐디를 맡아줬다. 코스를 워낙 잘 알고 있고 고비 때마다 적절한 조언을 해줬다”고 공을 돌렸다.

원래 파5홀이었다가 이번 대회부터 파4홀로 바꿔 파세이브가 힘들어진 16번홀에서는 조 씨가 “세 번에 끊어가자”고 권유해 3온 1퍼트로 파를 잡아냈다.

이상희는 우승을 확정지은 뒤 18번홀 그린 옆에서 기다리던 부친 이홍식(65) 씨 얘기가 나오자 눈시울이 금세 붉어졌다.

이 씨는 2011년부터 폐암과 싸우고 있다. 이상희가 NH 농협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지 한 달 만에 발병한 암은 호전과 악화를 거듭했다.

대회 주최측이 마련한 꽃다발을 부친 이 씨에게 건넨 이상희는 “어버이날을 맞아 미리 카네이션을 주문해놨다. 오늘 저녁에 드리려고 했는데 그보다 더 값진 우승컵을 선물로 드리게 됐다”고 기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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