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철녀’ 김가영이 울었다, “LPBA 최다승 트로피를 할머니 영전에…”

‘당구 철녀’ 김가영이 울었다, “LPBA 최다승 트로피를 할머니 영전에…”

최병규 기자
입력 2023-01-05 02:12
수정 2023-01-0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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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BA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 김예은 누르고 통산 5승째
전날 친할머니 장례식 참석 뒤에도 4강전, LPBA 최다승자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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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이 LPBA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에서 우승, 통산 5승째를 일궈낸 뒤 우승 소감을 밝히다 돌아가신 친할머니를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PBA 제공]
김가영이 LPBA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에서 우승, 통산 5승째를 일궈낸 뒤 우승 소감을 밝히다 돌아가신 친할머니를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PBA 제공]
김가영(40)이 여자프로당구(LPBA) 투어 최다승으로 자신의 ‘당구 여제’ 위상을 스스로 재확인했다. 대회 도중 세상을 등진 친할머니의 장례 일정 때문에 경기장과 빈소를 번갈아가면서 고군분투했던 터라 이날 흘린 우승 눈물은 더 뜨거웠다.

김가영은 4일 밤 경기 고양 소노캄고양 호텔에서 시작된 LPBA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4전3선승제)에서 ‘최연소 챔프’ 출신으로 통산 3승에 도전한 김예은(24)과 3시간에 가까운 풀세트 혈전을 벌인 끝에 4-2(11-8 5-11 11-9 4-11 11-7 7-11 9-5)로 이겼다. 지난해 10월 30일 올 시즌 4차 대회인 휴온스 챔피언십 이후 2개월 5일 만에 다시 거둔 우승. 상금은 2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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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이 LPBA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예은을 제치고 우승, 통산 5승째를 일궈낸 뒤 손을 흔들어 환호하는 관중에 답례하고 있다. [PBA 제공]
김가영이 LPBA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예은을 제치고 우승, 통산 5승째를 일궈낸 뒤 손을 흔들어 환호하는 관중에 답례하고 있다. [PBA 제공]
시즌 상금 4675만원이 된 김가영은 스롱 피아비(2850만원)를 제치고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투어 누적 상금도 1억 9945만원으로 늘렸다. 올 시즌에만 두 차례 정상에 오른 김가영은 통산 우승 횟수를 5회로 늘려 이미래, 임정숙(이상 4승)을 따돌리고 LPBA 투어 최다승자로 도약했다.

8차례 결승에 올라 다섯 번 우승을 차지한 김가영은 결승 승률도 62.5%를 기록했다. 1승1패로 호각세였던 김예은과의 상대 전적도 2승1패로 균형을 깼다. 결승답게 둘의 대결은 1박2일의 풀세트 접전으로 이어졌다.

한 세트씩 주고 받으며 장군 멍군을 부른 팽팽한 균형은 5세트에서 실금이 갔다. 6이닝까지 3점에 그쳐 3-7로 뒤처진 김가영은 하이런 8점을 몰아치며 세트 3-2로 달아났다. 6세트는 다시 김예은이 따냈지만 일찌감치 도달한 세트포인트에서 6이닝 연속 공타에 그치며 확연하게 떨어진 집중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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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조모상을 당한 김가영이 장례식날인 3일 LPBA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 4강전에 상주임을 표시하는 머리핀을 꽂은 채 경기를 치르고 있다. [PBA 제공]
이틀 전 조모상을 당한 김가영이 장례식날인 3일 LPBA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 4강전에 상주임을 표시하는 머리핀을 꽂은 채 경기를 치르고 있다. [PBA 제공]
결국 마지막 7세트 김가영은 3-3 동점 상황에서 두 점짜리 뱅크샷으로 승기를 잡았고, 7-5로 앞선 10이닝째 연속 2점을 뽑아내 길고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결승에 걸린 시간은 순수한 경기 시간만 2시간 45분을 훌쩍 넘어섰다.

전날 친할머니 발인에 참석한 뒤 4강전을 치렀던 김가영은 이날도 상주(喪主)임을 표시하는 머리핀을 꽂고 경기에 나선 뒤 우승이 확정되자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질 때나 이길 때나 돌부처같은 무표정으로 ‘철녀’의 모습을 지켜온 그였지만 이날 만큼은 예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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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이 LPBA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에서 우승, 통산 5승째를 일궈낸 뒤 눈물을 꾹 참으며 환호하는 관중에 손을 흔들어 답례하고 있다. [PBA 제공]
김가영이 LPBA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에서 우승, 통산 5승째를 일궈낸 뒤 눈물을 꾹 참으며 환호하는 관중에 손을 흔들어 답례하고 있다. [PBA 제공]
김가영은 “돌아가신 친할머니께서 저를 위해 기도를 많이 해주시고 경기도 빠짐없이 보시면서 응원해주셨다. 덕분에 항상 큰 힘을 받으며 경기를 잘 할 수 있었다”면서 “힘든 상황이었지만 할머니를 위해서 경기를 준비하고 나섰다. 우승까지 하게 돼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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