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9번째 대회 만에 PBA 투어 ‘완전정복’, 마민캄 “아들아 아빠가 해냈다“

데뷔 19번째 대회 만에 PBA 투어 ‘완전정복’, 마민캄 “아들아 아빠가 해냈다“

최병규 기자
입력 2022-12-17 00:20
수정 2022-12-17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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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 오태준 4-1로 제치고 데뷔 첫 승 신고
PBA 투어 4명 베트남 선수 중 처음, 우승컵은 미국 유학 중인 아들에게”

네 시즌째 치러지고 있는 프로당구(PBA) 투어에서 ‘3쿠션 황제’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을 꺾은 5번째 선수. 그래서 언제 어디서 우승을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선수. 하지만 우승은 커녕 4강에만 딱 한 차례 이름을 올린 선수. 당구판에서 베트남의 ‘국민 영웅’으로 불리는 마 민 캄(47·이하 마민캄)이 PBA 투어 데뷔 19개 대회 만에 꿈에 그리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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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민캄이 16일 강원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끝난 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오태준을 4-1로 제치고 19개 대회 만에 통산 첫 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PBA 제공]
마민캄이 16일 강원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끝난 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오태준을 4-1로 제치고 19개 대회 만에 통산 첫 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PBA 제공]
마민캄은 16일 강원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7전4승제)에서 팀리그 NH농협카드의 ‘옛 동료’ 오태준(30)을 4-1(7-15 15-12 15-10 15-8 15-10)로 제치고 결승에 올랐다. 첫 시즌 와일드카드로 첫 출전한 뒤 2020~21시즌 본격 투어 생활을 시작한 지 세 시즌째, 19개 대회 만에 일궈낸 우승이다. 상금은 1억원. 랭킹 포인트 10만점을 받아 랭킹도 31위에서 5위로 끌어올렸다.

마민캄은 베트남에 3쿠션 당구 열풍을 일으킨 ‘국민 영웅’이다. 데뷔 첫 공식 대회인 2020~21시즌 개막전 SK렌터카 챔피언십 8강전에서 마민캄은 쿠드롱을 상대로 역대급 경기를 펼쳤다.

첫 세트에서 두 이닝째 15점을 쳐 월드컵 21차례, 세계선수권을 12번이나 제패한 쿠드롱을 보기좋게 돌려세운 뒤 3-2승을 거뒀다. 당시 규정이 달라 ‘퍼펙트 큐’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마민캄은 PBA 투어 세트제에서 처음으로 15점을 한 번에 낸 선수로 기록됐다. 비록 4강에서 탈락했지만 마민캄은 8강전 이후 ‘쿠드롱 저격수’라는 별명을 훈장처럼 달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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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민캄이 16일 강원 정성 하이원리조트에서 끝난 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날카롭게 목적구를 조준하고 있다.[PBA 제공]
마민캄이 16일 강원 정성 하이원리조트에서 끝난 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날카롭게 목적구를 조준하고 있다.[PBA 제공]
하지만 이날 첫 승 행보는 험난했다. 처음 오른 결승 탓인 듯 긴장감에 스트로크가 말을 듣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전까지 올 시즌 16경기 522이닝에서 7.5%를 기록한 장타율(전체 타수 가운데 5점의 이상 연속 득점타의 비율)이 기대에 못미쳤다.

박력있는 경기 대신 한 점씩을 주고 받는 지리한 공방 끝에 첫 세트를 먼저 내준 마민캄은 가까스로 한 세트를 만회한 뒤 후반 들어 장타가 살아나면서 비로소 승부의 실마리를 풀었다.

9-10으로 끌려가던 3세트 10번째 이닝 만에 마민캄은 뱅크샷 한 방을 포함, 대거 6점을 한꺼번에 쓸어담아 세트 2-1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어진 4세트에서도 마민캄은 2이닝째 알토란같은 8점 하이런으로 일찌감치 또 한 세트를 가져갔다. 사실상 그걸로 승부는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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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민캄이 16일 강원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끝난 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오태준을 4-1로 제치고 19개 대회 만에 통산 첫 승을 차지한 뒤 테이블에 사인을 하고 있다. [PBA 제공]
마민캄이 16일 강원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끝난 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오태준을 4-1로 제치고 19개 대회 만에 통산 첫 승을 차지한 뒤 테이블에 사인을 하고 있다. [PBA 제공]
마민캄은 경기를 마친 뒤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승이었다”면서 “아들아, 아빠가 마침내 해냈다”고 환호했다. 그는 하나 뿐인 아들에겐 ‘기러기 아빠’다. 17살 때인 5년 전 미국으로 유학을 보낸 뒤  수 년째 뒷바라지를 하고 있는 그는 평소에도 “내가 프로당구를 하는 목적은 아들을 위한 것이다. 아들에게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고 싶다”며 애틋한 부정을 늘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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