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BA 투어 하이월리조트 챔피언십 결승 백민주 4-1 꺾고 우승
‘여자 닌자’급의 실력 갖춘, 대학에서 한국어 전공한 ‘지한파’
일본파들, 히다 오리에 이어 올해 5개 대회에서 두 차례 정상
네 시즌 동안 숨죽이고 있던 일본여자당구가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 여자프로당구(LPBA) 얘기다. LPBA 투어 ‘일본파’ 5명 가운데 올 시즌 치러진 5개 대회에서 히다 오리에에 이어 또 다른 일본 선수가 징검다리 우승을 신고하며 LPBA 투어 연착륙에 성공했다.히가시우치 나쓰미가 16일 강원 정선의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L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예리하게 목적구를 조준하고 있다. [PBA 제공]
김세연을 3-2로 제치고 통산 세 번째 오른 4강전에서 김보미에 2세트를 내준 뒤 그림같은 3-2 역전승으로 기어코 첫 결승까지 오른 히가시우치는 역시 세 차례 만에 4강을 통과해 첫 결승에 오른 백민주마저 제압하고 생애 첫 우승 트로피와 상금 2000만원을 챙겼다.
히가시우치 나쓰미가 16일 강원 정선의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L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PBA 제공]
지난 10월 4차 대회인 휴온스 챔피언십에서는 고바야시를 제외하고 히가시우치를 비롯한 4명이 대거 8강에 진출해 4-4의 한·일대항전을 치르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들 가운데 히가시우치가 혼자 4강에 올라 김가영을 상대로 결승을 노크했지만 풀세트 접전 끝에 물러나기도 했다.
16일 강원 정선의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L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우승한 히가시우치 나쓰미.[PBA 제공]
일본 도쿄외국어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그는 2003년 교환 학생으로 한국을 방문해 당구를 만났다. 1년 후 일본으로 귀국한 뒤 본격적으로 3쿠션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한국에 오지 않았다면 당구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히가시우치는 이어 “사실 PBA 출범 직전 당구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었다. 그러나 프로당구가 한국에서 출범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 도전이라는 각오로 도전했다. 처음엔 잘 안됐다. 코로나19 때문에도 힘들었다.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우승할 수 있어서 더욱 값지다”는 소감을 밝혔다.
히가시우치 나쓰미가 16일 강원 정선의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L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사 우승한 뒤 소감을 읽어내려가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P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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