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2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3-1승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31)가 데뷔 4개월 만에 ‘제2의 고향’ 경주에서 여자프로당구 LPBA 투어를 평정했다.스롱 피아비가 20일 경북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LPBA 투어 개막전 블루원 PBA-LPBA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김가영을 3-1로 제치고 투어 데뷔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한 뒤 윤재연 블루원리조트 대표로부터 우승컵을 건네받고 있다.[LPBA 제공]
스롱은 2010년 한국으로 시집와 남편의 어깨 너머로 익힌 당구로 국내 여자 아마추어 3쿠션의 최강으로 자리매김한 뒤 올해 초 프로로 전향했다.
지난 2월 2020~21시즌 5차전인 웰뱅챔피언십에서 LPBA 투어 데뷔전을 펼쳤지만 네 명이 펼친 32강 서바이벌 게임에서 3위로 탈락했던 스롱은 그러나 시즌이 바뀐 이날 통산 두 번째 대회에서 우승까지 내달린 끝에 ‘코리언 드림’을 완성했다.
우승 상금 2000만원을 챙긴 스롱은 “경주의 지형이나 산세, 유적지가 도처에 널려있는 모습이 고향 캄보디아와 흡사하다. 마치 고향에서 우승한 것 같아서 더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스롱 피아비가 20일 경북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LPBA 투어 개막전 블루원 PBA-LPBA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김가영을 3-1로 제치고 투어 데뷔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LPBA 제공]
3-4로 뒤진 두 번재 이닝에서 6점짜리 하이런(연속득점)으로 단숨에 9-4를 만들었고 김가영의 3이닝 공타 뒤 나머지 2점을 채워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승부처는 3세트 세트포인트 상황.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스롱은 3세트에서도 1-3으로 뒤진 4이닝째 5점 하이런을 포함해 8-3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김가영의 반격도 매서워 점수는 어느새 세트포인트 10-10까지 치달았다.
김가영이 먼저 세트포인트를 만든 상황. 그러나 둘은 약속이나 한 듯 세 이닝이나 공타를 저질렀고, 스롱은 다시 자신에게 넘어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옆돌리기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다음부턴 어렵지 않았다. 4-1로 먼저 리드를 잡은 4세트 초반 스롱은 4-1로 앞서다가 9-9 동점까지 허용했지만 2점짜리 뱅크샷으로 승부를 매조졌다.
스롱 피아비가 20일 경북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LPBA 투어 개막전 블루원 PBA-LPBA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김가영을 3-1로 제치고 투어 데뷔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한 뒤 윤재연 블루원리조트 대표의 익살스런 우승컵 수여에 환한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LPBA 제공]
첫 승 이후 세 차례나 결승에 올랐지만 지난 시즌 이미래(26·NH농협카드 챔피언십)와 김세연(25·월드챔피언십)에 이어 이날 스롱에게도 거푸 쓴 잔을 들었다.
김가영은 “기본적인 공에서 실수를 상대보다 많이한 것이 패인이었다. 스롱이 더 단단했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생애 처음 오른 8강전에서 스롱에게 1-2로 져 탈락했지만 기량과 미모로 강한 인상을 남긴 최혜미(27)은 최고 에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웰뱅톱랭킹 LPBA 톱애버리지’ 상을 받았다. 최혜미는 16강전에서 1.691의 에버리지를 기록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