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만 네 번째 강민구, 멀기만한 PBA 투어 첫 승

준우승만 네 번째 강민구, 멀기만한 PBA 투어 첫 승

최병규 기자
입력 2021-02-14 23:25
수정 2021-02-14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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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A 투어 웰뱅챔피언십 결승패 ‥ 카시도코스타스에 1-4패

강민구(38)는 2019년 프로당구(PBA) 투어 출범 때부터 우승 후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혔다. 원년 1차 대회 개막전인 파나소닉오픈 결승에 올라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를 상대로 초대 챔피언 자리를 노크했다. 그러나 마지막 7세트 9-8로 앞서 우승까지 단 두 포인트만 남은 상황에서 ‘1억짜리 옆돌려치기’가 깻잎 한 장 차이로 불발되면서 그는 끝내 눈물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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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와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가 14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프로당구(PBA) 투어 웰뱅챔피언십 결승에서 선공을 정하기우한 뱅킹샷을 하고 있다. [PBA 투어]
강민구와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가 14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프로당구(PBA) 투어 웰뱅챔피언십 결승에서 선공을 정하기우한 뱅킹샷을 하고 있다. [PBA 투어]
이후 2년이 다 가도록 그는 우승과는 인연을 쌓지 못했다. 4차대회인 TS샴푸 챔피언십에서 다시 결승에 올랐지만 이번엔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에게 또 우승컵을 내줬다. 세 세트를 먼저 내주고 두 세트를 쫓아갔지만 또 우승 들러리만 서야 했다.

이번 시즌에도 네 번째 대회인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 다시 우승에 도전했지만 허사였다. 이번엔 스페인 출신의 하비에르 팔라존에게 무릎을 꿇었다. 희한한 것이 우승을 코 앞에 두고도 ‘토종’ 아닌 외국인 세 명에게 모두 우승컵을 헌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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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와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가 14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프로당구(PBA) 투어 웰뱅챔피언십 결승에 나서기 전 선전을 다짐하며 악수를 나구고 있다. [PBA 투어]
강민구와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가 14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프로당구(PBA) 투어 웰뱅챔피언십 결승에 나서기 전 선전을 다짐하며 악수를 나구고 있다. [PBA 투어]
승만 없었을 뿐 강민구는 여러 대목에서 의심할 수 없는 스타급 선수다. 기량은 지난 시즌보다 더 좋아졌다. 올 시즌 5차례 대회에 출전해 이날까지 네 차례나 ‘톱5’ 성적을 냈다. 시즌 상금도 지난 4차대회까지 5000만원을 쌓아 5위. 32명만 출전하는 월드챔피언십 자격도 넉넉하게 확보했다. 서바이벌과 세트제 평균 에버리지는 1.646으로 부문 5위. 지난 시즌(1.561·13위) 보다 훨씬 좋다.

14일 두 시즌째 정규리그를 마무리하는 2020~21시즌 5차대회인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 결승전(7전4선승제). 강민구는 앞선 4강전(5판3선승제)에서 ‘예비신랑’ 김재근을 3-2로 제치고 네 번째 결승 무대에 올랐다.

네 차례나 결승에 나선 선수는 강민구 외엔 아무도 없었다. 더욱이 상대는 첫 결승 패배를 안긴 카시도코스타스. 그 역시 통산 세 번째 오른 결승 무대였다. 강민구로서는 설욕은 물론 상대 전적 1승1패의 팽팽한 균형을 깨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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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가 14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프로당구(PBA) 투어 웰뱅챔피언십 결승에서 적구를 정조주하고 있다. [PBA 투어]
강민구가 14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프로당구(PBA) 투어 웰뱅챔피언십 결승에서 적구를 정조주하고 있다. [PBA 투어]
그러나 1-1로 한 세트씩을 사이좋게 나눠가진 뒤 다시 1세트를 내준 네 번째 세트부터 전세는 급속히 기울었다. 카시도코스타스는 강민구를 ‘0’에 묶어놓은 채 13점을 내리 따내는 ‘하이런’을 몰아친 끝에 15-0의 ‘베이글 스코어’로 3-1로 앞섰다. 강민구로서는 자칫 상대에게 15점 연속 득점을 뜻하는 ‘퍼펙트 큐’(상금 1000만원)까지 헌납할 뻔한 상황. 사실상 승부는 그걸로 끝이었다.

5세트 선공을 잡은 강민구는 첫 이닝에서 석 점을 먼저 내며 반격을 준비했다. 세 번째 이닝 깔끔한 뱅킹샷으로 2점을, 옆돌리기로 1점을 보태 6-0까지 앞섰다. 그러나 1-7에서 다시 4점 하이런으로 쫓아온 카시도코스타스는 앞돌리기를 보태 6-7로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일진일퇴의 공방 끝에 맞은 11-11의 동점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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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가 14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프로당구(PBA) 투어 웰뱅챔피언십 결승에서 날카로운 눈매로 공을 조준하고 있다.[PBA 투어]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가 14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프로당구(PBA) 투어 웰뱅챔피언십 결승에서 날카로운 눈매로 공을 조준하고 있다.[PBA 투어]
엎돌리기와 안쪽돌리기에 이어 다시 옆돌리기로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든 카시도코스타스는 횡단샷까지 성공시키며 4점 하이런으로 경기를 메조졌고, 큐를 매만지던 강민구는 다시 우승 문턱에서 돌아서야만 했다.

반면 카시도코스타스는 PBA 투어 초대 챔피언에 이어 21개월 만에 다시 강민구를 돌려세우고 통산 세 번째 나선 이날 결승에서 감격의 투어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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