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 골프장에 울려 퍼진 “박인비 나이샷”

US여자오픈 골프장에 울려 퍼진 “박인비 나이샷”

입력 2013-07-01 00:00
수정 2013-07-0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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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으로 치면 금·은·동메달을 한국 선수들이 다 딴거네.”

제68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 마지막 날 경기가 열린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 서보낵 골프장.

마지막 조에 함께 출전한 박인비(25·KB금융그룹)와 김인경(25·하나금융그룹)이 경기를 펼친 골프코스 곳곳에서는 “박인비 나이샷”이라는 ‘콩글리시’가 쉴새 없이 울려 퍼졌다.

이로 인해 경기진행 요원들은 한국인들로 보이는 갤러리(관객)를 향해 “조용히 해달라”는 주의를 주기도 했지만, 한국인 관중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특히 한국인 응원단은 마지막 날 경기에서 박인비, 김인경에 이어 유소연까지 1∼3위에 나란히 오르자 금·은·동메달을 휩쓴 격이라며 감격해 했다.

상당수 한국인 갤러리들은 박인비의 사진이 그려진 플래카드와 태극선(부채)을 들고나와 박 선수의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쉼 없이 응원전을 펼쳤다.

박인비의 우승이 확정되자 한국인 갤러리 100여명은 마지막 홀 주변에 모여 “박인비 파이팅”을 계속 외쳐대 눈길을 끌었다. 그러자 이날 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몰린 각국 언론도 이 장면을 담기 위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한국인 응원단은 경기를 마치고 대회본부로 향하는 박인비를 가까운 거리에서 보기 위해 목청껏 “박인비, 박인비”를 외쳤지만 아쉽게도 대회 진행요원들의 제지로 박 선수와 응원단 간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 박인비가 경기를 펼치는 동안 한국인 응원단 가운데 가장 가슴을 졸이며 지켜봤던 사람은 다름 아닌 어머니 김성자(50)씨.

김씨는 딸의 우승 소감을 묻자 “기쁠 뿐이죠. 뭐”라며 말을 아꼈다.

간밤에 특별한 꿈이라도 꾼 것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전혀 없었어요”라고만 답했다.

다만 마지막날 대회가 열리기 전인 이날 아침 딸이 자신이 끓여준 감잣국을 맛있게 먹어 기뻤다고 소개했다.

”오늘 아침에 감잣국에 두부조림을 해먹였어요. 그리고 당연히 김치에다 계란말이도 해줬죠”

김 씨는 “평소에도 인비가 시합을 할 때는 한국음식을 주로 먹여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심정이 어땠느냐는 물음에는 “부담이 될까봐 가까이 가지를 않아요”라며 먼거리에서 지켜볼 뿐이라고만 답했다. 하지만 “인비가 경기 도중 멀리 있는 저를 쳐다본다는 말을 하긴 해요”라고 전했다.

김씨는 박인비가 보기를 할 때는 “당연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요”라며 마치 딸이 눈앞에서 보기를 한 것처럼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김 씨는 경기 도중 박인비가 힘을 낼 수 있도록 특별히 장만해주는 간식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인비는 경기중에는 거의 먹지를 않아요.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에요. 간혹 간단한 스낵바는 먹는 경우가 있어요”라고 귀띔했다.

올해 하나 남은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오픈에서 딸이 우승할 것 같은 예감이 드느냐고 묻자 “우승하면 당연히 좋지요”라고만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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