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사이언스]뇌에 전자칩 이식했더니 앞 못 보던 원숭이 눈을 떴다

[달콤한 사이언스]뇌에 전자칩 이식했더니 앞 못 보던 원숭이 눈을 떴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0-12-03 13:59
수정 2021-05-2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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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경, 망막 손상되도 시각피질이 남아있는 경우 가능
추가 연구를 통해 작은 글자까지 읽을 수 있는 기술 추진

뇌 시각피질 자극해 시각장애 극복한다
뇌 시각피질 자극해 시각장애 극복한다 유럽 과학자들이 앞 못 보던 원숭이 뇌에 전자칩을 이식해 눈을 띄우는데 성공했다.
고전소설 ‘심청전’에는 주인공 심청이 앞 못 보는 아버지 심학규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300석을 받고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장면이 나온다. 과학기술이 발달한 현대에서는 공양미를 바치고 기도에 의존하는 대신 뇌의 시각피질을 자극하는 신경칩을 이식해 시력을 회복하도록 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네덜란드 국립신경과학연구소 시각인지연구부, 암스테르담 자유대 통합신경생리학과, 암스테르담대학병원 정신의학부, 스페인 미구엘 에르난데즈대 생체공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뇌 시각피질을 자극할 수 있는 신경칩을 이식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4일자에 발표했다.

기존에도 뇌 신경칩 이식을 통해 시각 회복을 하려는 시도는 계속 있어왔지만 시력 회복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미치지는 못해왔다. 연구팀은 첨단 재료공학과 미세전자공학 기술을 이용해 1024개의 전극을 가진 안정적이고 내구성이 뛰어난 뇌 신경칩을 만들었다. 전극 숫자가 많을수록 인식할 수 있는 이미지의 해상력은 높아지게 된다. 연구팀은 앞을 보지 못하는 원숭이 2마리의 뇌 시각피질에 이번에 개발한 뇌 신경칩을 이식했다.
연구를 주도한 피터 로엘프세마 네덜란드 국립신경과학연구소 교수
뇌 신경칩에 전기자극이 주어지면 특정 위치에서 빛이 보이는 ‘안내(眼內)섬광’이라는 지각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관찰됐다. 또 연구팀은 눈동자의 움직임을 측정하고 행동과제를 실시했는데 선이나 움직이는 점을 따라 안구가 움직일 뿐만 아니라 사물의 형태나 큰 글자를 인식하는 것이 관찰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망막이나 시신경 손상이나 퇴화가 있지만 시각피질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시각장애인의 시력 회복에만 적용될 수 있지만 추가 연구를 통해 작은 글자까지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하고 있다.

피터 로엘프세마 국립신경과학연구소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시각장애인이 사물의 모양과 형태를 인식할 수 있는 기능적 시력을 회복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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