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사이언스] 땅 기름지게 하는 지렁이가 미세플라스틱 토양오염 가속화시킨다

[달콤한 사이언스] 땅 기름지게 하는 지렁이가 미세플라스틱 토양오염 가속화시킨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0-10-19 14:12
수정 2021-05-2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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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섭취활동으로 미세플라스틱이 더 잘게 쪼개져
나노플라스틱의 분포와 환경 영향 연구 시급

지렁이가 미세플라스틱 토양오염 원인?
지렁이가 미세플라스틱 토양오염 원인? 국내 연구진이 지렁이가 미세플라스틱을 잘게 쪼개 나노플라스틱으로 만든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미국화학회 제공
비가 많이 온 다음날은 지렁이들이 땅 위로 올라와서 기어다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징그럽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지렁이는 낙엽 같은 식물의 잔해를 먹어 분해시키고 흙의 거친 입자를 부드럽고 작게 만들어 주면서 흙 속 영양분과 미생물을 늘어나게 해주는 이로운 동물이다. 그런데 최근 플라스틱 배출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지렁이의 식습관이 미세플라스틱의 토양오염을 가속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건국대 환경보건과학과 연구팀은 토양이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된 경우 지렁이의 섭취활동 때문에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이 더 잘게 쪼개져 나노플라스틱이 발생할 수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더스 머티리얼스’(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실렸다.

5㎜ 미만 미세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이보다 크기가 더 작은 100㎚(나노미터) 크기의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연구팀은 토양 샘플을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시킨 다음 지렁이들을 3주 동안 배양시킨 뒤 지렁이의 분변토에서 얻은 입자성 물질들을 주사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고 X선 분광분석을 실시했다.
지렁이에 의해 작게 쪼개진 나노플라스틱 배출 메커니즘
지렁이에 의해 작게 쪼개진 나노플라스틱 배출 메커니즘 한국연구재단 제공
그 결과 지렁이의 분변토에는 미세플라스틱보다 작은 입자성 물질이 존재하고 이것들은 흙 입자와 명확하게 구분되는 나노플라스틱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토양섭취 활동에 의해 지렁이 장 내에서 미세플라스틱보다 더 작은 나노플라스틱으로 쪼개진다는 것이다. 또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지렁이는 정상적 정자형성이 저해돼 번식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윤주 건국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토양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생물종인 지렁이를 이용해 토양 환경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눈에 보이지 않는 크기까지 작아져 분변토를 통해 재배출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이미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이 더 잘게 쪼개질 수 있는 만큼 나노플라스틱의 토양 분포와 토양 생물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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