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연안 선박 밑바닥에 붙어 이동하는 ‘바이오포울링’ 규제 시급
지중해 연안을 오가는 여객선이나 크루즈선이 해양 외래생물종을 확산시키는 주범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EPFL) 제공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EPFL) 제공
그런데 이런 크루즈나 유람선들이 외래 생태종을 확산시켜 지중해의 환경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탈리아 파비아대 지구환경과학과, 스페인 알리칸테대 해양과학·응용생물학과, 독일 솅켄베르크 생물다양성및기후연구센터, 그리스 헬레니악 해양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지중해 연안을 오가는 여객선이나 크루즈, 레크레이션 보트 들이 외래종을 유입시키는 통로로 지중해 해양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27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응용생태학’ 26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프랑스에서 키프로스까지 지중해의 서부, 중부, 동부에 위치한 6개국 25개 항구도시에 정박하는 약 600척의 크루즈와 유람선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배의 고물과 프로펠러, 배 밑바닥의 마지막 세척 시간과 이후 항해 기록과 함께 배가 물에 닿아있는 부분의 샘플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여객선들은 연간 평균 67일 정도를 여행하며 항구 한 곳에 7.5일 정도를 머물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선박 밑바닥에 붙어 다른 지역으로 옮겨진 게의 모습
이탈리아 파비아대 제공
이탈리아 파비아대 제공
지중해 지역에서는 생물부착 현상에 대한 제대로된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외래종 유입과 확산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연구팀은 이 때문에 바이오포울링 규제와 함께 다른 지역에서 들어오는 크루즈나 여객선들을 전문적으로 세척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알린 울만 이탈리아 파비아대 박사는 “동 지중해 해안을 여행하는 배들은 주로 지중해로 들어가는 수에즈 운하와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에 이 근처에 있는 외래종들이 배에 붙어 다른 곳으로 옮겨질 확률이 매우 높다”라며 “시간적 제약으로 전수조사가 힘들었으며 지중해 남부 국가들이 조사에서 많이 빠져 실제 지중해에 유입된 외래종의 숫자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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