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대 교수들 잇따라 시국선언·호소문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8일 혜화서 시위
정부 “의료개혁 착실히 수행…연내 발표”
강희경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를 비롯한 비상대책위원회 교수들이 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앞에서 열린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1
계엄 포고령에서 ‘처단’ 대상으로 지목된 의료계의 반발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침묵을 지키던 전공의들도 시위를 여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정부는 탄핵 국면 속에서도 예정대로 ‘의료 개혁 2차 실행 방안’을 이달 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6일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앞에서 시국 선언문을 낭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비대위는 “지난 2월 발표된 의료 개혁은 그릇된 현실 인식과 잘못된 판단에 의한 것임이 분명하다”며 “더 이상 피해를 일으키지 말고 지금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계엄 포고령과 관련, “잘못된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처단되어야 한다면 다음에는 과연 누가 처단될까”라고 반문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사직한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고 있는 4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전국 20개 의과대학이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이날 호소문을 내고 “지난 2월 6일 이후 의사와 의대생들은 이미 계엄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내란 수괴 윤석열이 벌여 놓은 의대 증원, 의료 개악 정책들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의비는 “내란수괴 윤석열이 자행한 의학교육 위기, 의료대란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악화일로”라며 “윤석열이 벌여놓은 폭압적 의료정책과 의대 증원 강행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전공의들도 집단행동에 나섰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는 8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의료 농단 및 의료계엄 규탄 시위’를 열기로 했다. 지난 2월 의정 갈등 이후 전공의들 단독으로 시위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서울아산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전날 비상계엄 규탄 성명서를 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계엄사령부는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언 직후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 계엄법에 따라 처단한다”라는 내용을 담은 포고령을 발동했다.
한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의료 개혁을 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날 “의료 개혁 2차 실행방안은 연내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개혁안 논의 상황을 보면서 발표 일정을 확정하겠다”면서도 계엄령 관련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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