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중 1명 무증상… ‘재유행 뇌관’ 우려

4명 중 1명 무증상… ‘재유행 뇌관’ 우려

입력 2020-04-27 23:34
수정 2020-04-28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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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00일…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코로나19가 일상을 송두리째 바꾼 지 28일로 100일이 됐지만 이 바이러스에 대해 일반인이 아는 것은 백과사전의 서문에 지나지 않는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나 메르스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무증상 전파’와 ‘완치 후 재양성’ 등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복병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증상 전파는 코로나19 재유행 뇌관이 될 수 있고, 완치 후 재양성 사례와 감염된 환자에게 생긴 항체 방어력은 백신 개발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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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돌아본 ‘코로나 100일’
숫자로 돌아본 ‘코로나 10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집단감염 환자 중 확진 당시 무증상이었던 비율은 약 30%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환자 4명 중 1명이 무증상 감염자일 수 있다고 밝혔다. 감염력은 있으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일상생활을 하는 환자가 전 세계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의미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7일 브리핑에서 “서울 구로구 콜센터의 경우 진단 당시 무증상이었던 8명 중 4명은 이후 증상이 나타났고, 나머지 4명은 격리해제될 때까지 무증상이었다”고 밝혔다. 무증상 시기에 어느 정도 전염력이 있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완치 후 재양성 사례도 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재양성 환자는 268명으로 일주일 전(181명)보다 87명 늘었다. 방역당국은 재양성 환자도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지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재양성자에 대해 바이러스 분리 배양검사를 39건 시행한 결과 배양검사가 완료된 6건은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표본 수가 워낙 적고, 나머지 건은 검사가 완료되지 않아 ‘재양성자는 전파력이 없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재양성 사례는 해외에서도 확인된다. 미국에서는 확진환자의 5~25%가 재양성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재양성 원인을 바이러스의 특성과 면역력의 영향 때문으로 추정한다. 면역력이 약해져 바이러스가 재활성화하거나 죽은 바이러스 조각이 발견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면역력 때문이라면 20대 중 재양성자(64명·23.9%)가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은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방역당국은 재양성 사례가 바이러스 변이와 관계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근본적으로 이겨 낼 수 있는 길은 결국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 환자 1500여명의 검체를 모아 면역 연구와 백신 개발, 완치 후 재양성 발생 원인 규명 등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치료제의 경우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에이즈와 말라리아 치료제 등 4건의 임상시험이 정부 주도로 진행된다. 이르면 연말 이내에 진료 지침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방역당국은 기대한다. 국립보건연구원이 주도하는 백신 개발 작업도 이르면 내년 하반기쯤 후보물질 발굴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와의 시간 싸움이다. 기초 개발 단계부터 임상시험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고, 그 과정에서 피해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국내 감염이 소강상태를 보이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감염이 확산하는 상황에서는 올가을 또는 겨울 등 언제든지 국내에서 2차, 3차 유행이 올 수 있다. 단기간 내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해 모든 사람이 이를 접종하는 것도 난망한 일이다. 한마디로 코로나19의 조기 종식은 어렵다는 얘기다. 정 본부장은 백신을 개발하기 전까지는 코로나19 유행이 “악화와 완화를 이어 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악의 경우에는 1년 이상 심지어 수년 동안 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20-04-2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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