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빈 병상 67개뿐… 현장은 무너지고 있다

중증 빈 병상 67개뿐… 현장은 무너지고 있다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21-11-17 22:38
수정 2021-11-18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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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확진 3187명… 위중증 522명 또 최다
부스터샷, 60대 4개월·50대 5개월로 단축
당국 “위험 ‘매우 높음’ 때 비상계획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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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코로나19 중환자병상 가동률 80% 넘어…병상부족 현실로
서울 코로나19 중환자병상 가동률 80% 넘어…병상부족 현실로 수도권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중환자 병상 부족 현상이 우려되는 가운데 17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병상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서울의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병상 345개 가운데 278개는 이미 사용 중이고 67개가 남아있다. 병상 가동률은 80.6%이다. 2021.11.17
연합뉴스
서울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80%를 넘어서면서 병상 부족이 현실화됐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7일 3000명선을 넘었고 위중증 환자도 522명으로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이 나왔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유행상황 위험도 평가 기준을 제시하고 백신 추가접종 간격을 현행 ‘기본접종 완료 후 6개월’에서 60세 이상은 4개월로, 50대는 5개월 이후로 단축하는 변경안을 내놨다. 그러나 이미 의료 현장의 체감 수준은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어 뒤늦은 대응이란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중환자 병상 345개 중 빈 병상은 67개뿐으로, 80.6%가 찼다. 경기는 73개, 인천은 20개밖에 남지 않았다. 신규 확진자는 전날(2124명)보다 1063명 급증한 3187명이다. 서울에서만 143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위중증 환자가 500명을 넘고 있어 코로나에 취약한 어르신들의 안전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며 “60대 이상 고령층은 확진율이 한 달 전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진 데다 위중증 환자의 82%, 사망자의 97%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60세 이상 추가접종 간격을 4개월로 당겨 연내에 고위험군 추가접종을 마무리하면 위중증 급증세를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지만, 그때까지 의료체계가 버틸 수 있을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김우주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현장은 감당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경고했다.

방역 당국은 중환자실 병상이 75% 이상 차거나 주간 위험도 평가 결과가 ‘매우 높음’이면 긴급평가를 시행해 비상계획 실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당국이 제시한 핵심 평가지표는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 의료대응 역량 대비 발생비율,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수,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 60세 이상 및 고위험군 추가접종률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의료대응 체계에 문제가 생겨 코로나19 환자가 제대로 치료를 못 받고, 일반 환자 진료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면 비상계획을 가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1-11-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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