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중수본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아직은 지역사회 전파가 초기 단계이고, 원인이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위기 단계 격상 관련한) 여러 논의를 검토한 결과,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감염병이) 일어나고 있기에 역학조사나 방역을 통해 통제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감염병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해외 신종 감염병의 ‘발생 및 유행’(관심), ‘국내 유입’(주의), ‘제한적 전파’(경계), ‘지역사회 전파 또는 전국적 확산’(심각) 등 상황에 따라 단계가 하나씩 올라가는 식이다. 정부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나온 지난달 20일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했다. 일주일 뒤 확진자가 4명으로 증가한 뒤에는 경보 수준을 ‘경계’로 더 올렸다. 위기 경보를 ‘경계’로 한 것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가 유행했을 때 이후 처음이었다.
박 본부장은 코로나19 환자의 임상 경험 등을 토대로 “질병의 중증도를 봤을 때 경증에서 대부분 그쳤고, 길어야 3주, 대개는 2주 내외를 전후해 완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염병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보다는 ‘경계’ 단계 수준을 유지하면서 적극적으로 방역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국무총리 주재로 매주 1회 열렸던 ‘확대 중수본 회의’(코로나19 범정부대책 회의)를 주 3회로 늘리고, 범정부 차원의 총괄 대응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행정안전부의 ‘대책지원본부’ 본부장을 장관으로 격상해 지원을 강화하고 각 시·도에서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하도록 해 지역 단위의 방역 체계를 철저히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박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를 다른 환자와 분리해 진료하는 ‘국민안심병원’을 지정·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안심병원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운영됐다. 운영 규모와 운영 시기는 의료기관의 준비 상황에 따라 정해질 예정이다. 윤태호 중수본 총괄반장은 “국민안심병원에 대해 최근 병원협회와 논의를 본격 시작했고, 협의가 끝난 상황”이라며 “의료기관에서 자율적인 준비가 상당히 필요한 부분이 있어 준비되는 대로 (참여 의료기관) 개수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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