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골프 접대받은 LH… 5곳 중 1곳 ‘철근 누락’

상품권·골프 접대받은 LH… 5곳 중 1곳 ‘철근 누락’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4-08-08 18:03
수정 2024-08-09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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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LH 전관특혜 실태’ 공개

“도면 확인 손놓고 전관업체와 유착”
전현직 직원 등 5명 수사 요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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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전관 특혜 실태’ 감사 결과 브리핑
‘LH 전관 특혜 실태’ 감사 결과 브리핑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전형철 공공기관감사국 과장이 ‘한국토지주택공사 전관 특혜 실태’ 주요 감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2024.8.8.
연합뉴스
지난해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공공주택사업지구 102곳 중 23곳(22.5%)에서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관특혜 실태’ 감사 보고서를 공개하며 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공공주택사업지구 가운데 16곳은 설계 단계부터, 나머지 7곳은 시공 단계부터 전단보강근(철근)이 누락됐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4월 LH가 건설 중이던 인천 검단신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무량판 구조로 지은 지하주차장이 붕괴한 사고를 계기로 실시됐다. 무량판 구조는 수평 구조 건설자재인 ‘보’를 없애고 슬래브(바닥이나 천장을 구성하는 평판 구조물)와 기둥만으로 하중을 지지하는 ‘기둥 강화 공법’을 쓴다. 따라서 기둥과 인접한 슬래브 주위의 강도가 약하면 슬래브가 뚫릴 수 있어 전단보강근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구조 지침과 도면을 비교해 부실시공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철근이 누락됐다. 또 승인받지 않은 업체에 하도급과 재하도급을 맡겼다. 무량판이 부실시공된 23곳 중 LH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은 설계사무소가 도면을 작성한 사례는 없었다.

이번 감사를 통해 LH와 LH 출신 ‘전관업체’ 간 유착 및 특혜 제공도 적발됐다.

LH는 전관업체의 설계 오류를 확인하고도 벌점을 주지 않거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전관업체에 품질 우수 통지서를 발급했다. 특히 건설 현장을 감독하는 A차장은 전관업체로부터 상품권(80만원)을 받거나 2019~2023년 10차례에 걸쳐 현금 4560만원을 ATM을 통해 자신의 계좌에 입금했다. 또 전관들과 4차례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에서 해외 골프를 즐긴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A차장의 파면을 LH에 요구하고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은 또 LH 소속 직원 37명에 대해 문책·주의를 요구하거나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 전현직 직원과 전관업체 소속 민간인 등 5명의 수사도 요청했다.
2024-08-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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